현대차그룹 현금 12조 줄어도...신용도 이상無 [한전 부지 인수전]3사 분담비율, 순현금으로 충당 가능…연간 잉여현금도 7조
황철 기자공개 2014-09-22 10:50:07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9일 14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들여 한전 부지를 사들이기로 했다. 서울시에 제공할 공공기여분과 세금까지 합하면 총 12조 원 안팎에 달하는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웬만한 대기업 집단의 자산총액과 맞먹는 어마한 규모이다 보니 재무나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크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불안한 전망과 맞물려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라는 성급한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크레딧 시장에서는 고가 매입 이슈와 무관하게 극강의 재무역량을 자랑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신용도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주력 3사간 매입 자금을 분산할 경우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의 실질적 무차입 경영도 지속할 수 있을 전망. 앞으로 사별 수 조 원의 잉여현금창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줄어든 유동성 역시 빠르게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자산 29.6조, 순현금만 23조
현대자동차(AAA), 기아자동차(AA+), 현대모비스(AA+)가 한전 부지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12조 원이 넘는다. 부지낙찰 금액 10조5500억 원과 서울시 공공기여분 약 1조3000억 원(감정가 대비 40%), 관련 세금 약 4000억 원 등 12조2500억 원가량이 될 전망.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천문학적 금액이지만 곳간에 차고 넘치는 현금을 쌓아둔 터라 매입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 매입 주체 3사의 6월말 개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9조 6011억 원에 달한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만 23조398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입자금을 지불하고도 10조 원 이상의 여유자금이 남는다. 이들 3사의 합산 잉여현금흐름도 연간 7조~8조 원을 나타내고 있다.
구체적인 분담 비율은 나오지 않았지만 3사의 재무여력을 감안할 때 현대자동차가 절반 이상, 현대모비스, 기아차가 나머지를 책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대차가 6조~8조 원, 현대모비스 2조~3조 원과 기아차가 2조 원 이내의 자금을 분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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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건설 인수 당시 현대차 60%, 현대모비스 25%, 기아차가 15%의 자금을 제공했다. 이를 가정하면 총 12조 원 중 현대차 7조2000억 원, 현대모비스 3조 원, 기아자동차 1조8000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자동차의 현금성 자산은 6월말 17조7682억 원(순현금 15조7000억 원)에 달한다. 매입대금 60%를 제공하고도 10조 원 이상의 현금이 남는다. 왕성한 현금창출력으로 상반기에만 3조 원대의 잉여현금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빠른 속도로 줄어든 곳간을 다시 채울 가능성 또한 크다.
6조1022억 원(순현금 4조9000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가진 현대모비스 역시 3조 원의 자금을 제공하더라도 약 2조 원의 순현금이 남는다. 초우량 재무구조로 실질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
기아자동차는 현금성자산 5조7306억 원을 갖고 있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2조3783억 원이다. 2조 원가량을 지출해도 순차입 마이너스(-)를 유지할 전망. 하지만 현대차, 현대모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력이 낮아 분담 비율을 예상 이하로 낮출 가능성도 있다.
◇재무적 버퍼 축소, 잉여현금창출로 회복 전망
문제는 AA+~AAA에 포진한 국내 최우량 신용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다. 당장 국내외 신용평가사와 크레딧 애널리스트 등은 3사의 재무여력을 감안할 때 기업 신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재무적 버퍼 축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국내에서의 독과점적 시장 지위와 글로벌 판매 호조 지속 등을 통해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강력한 대응력을 보여 주고 있다. 아직은 영업력 저하나 재무 부담 확대 등을 연결짓기 성급한 단계라는 의견이 많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전 부지의 고가 매입으로 투자 효율성에 대해 의문의 시각이 많지만 재무적으로나 신용도 측면에서 큰 변화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라며 "내부 현금과 잉여현금창출력이 워낙 우수해 10조 원을 소진한다고 해도 재무 레버리지 확대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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