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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재무실적 휘청..크레딧 시각 '싸늘' [정유업 신용위험 분석]①반기 수익성 최악...영업환경 전망도 부정적

황철 기자공개 2014-09-29 09:22: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2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사에 대한 크레딧 시장의 시각이 싸늘하게 변하고 있다. 실적 부진, 영업현금흐름 저하, 재무 레버리지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2년 2분기 대규모 영업손실 이후 정유 부문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유가 변동 등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까지 맞물려 현금흐름 저하 역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유부문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지만 투자 대비 회수 실적이 신통치 않다. 오히려 급격히 늘어난 차입금으로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 사이 주가는 곤두박질 쳤고 국내 초우량 등급에 올라 있는 신용도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시장에서는 중단기적으로 정유산업의 영업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결국 정유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사별 대응법에 따라 크레딧 시장의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 상반기, 영업익 3212억..전년동기 대비 2조 가까이 급감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는 올해 상반기 연결 합산 기준 321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2597억 원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역시 수익성 저하가 본격화한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유사 실적은 2012년부터 급격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2012년 2분기 사별 수천억 원씩 4개사 합산 1조1000억 원에 이른 영업적자가 신호탄이었다. 당시 정유사 영업적자는 25년만에 처음 있었던 일이어서 충격이 더욱 컸다. 이후 분기 기준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추세적으로는 하향 곡선이 완연했다.

정유업계의 높은 실적 변동성은 주식 시장의 시각을 얼어붙게 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주가는 연초 대비 36~37%나 빠졌다.

22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8만7900원으로 1월2일 14만 원보다 5만2100원이나 떨어졌다. 하락률은 37.2%다. S-OIL 역시 22일 종가 4만6250원을 나타내 연초 7만2500원보다 2만6260원(36.2%) 하락했다.

정유사

정유업계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저하는 글로벌화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정유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오랜 기간 정책적 보호 아래 고수익·고신용도 기업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내수에서의 과점적 지위는 현대오일뱅크(AA-)를 제외한 모든 정유사가 국내 대표기업이나 받을 수 있는 AA+ 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 시장을 탈피해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한 이후 환율·유가 등 외부 변수에 더욱 민감한 구조로 변했다. 수출이 내수 비중을 추월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는 경기 변동에 노출되고 수급의 변화에 더욱 민감해졌다. 당연히 실적 변동성은 확대됐다.

사업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재무의 변화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정유사들의 차입금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신용도를 믿음직하게 지켜주던 기둥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크레딧 업계에서 최근 정유사의 실적 부진에 깊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이유다.

◇ 재무실적 추세적 저하, 초우량 신용등급 방어 "어렵다"

정유사들은 주력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비정유 부문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성과가 신통치 않다. 업계 공통적으로 석유화학·윤활유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지난해 잠시나마 일정부분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유 4사의 동시다발적 투자 이후 석유화학·윤활유 부문에서도 공급 과잉이 나타나 영업이익창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올해 최악의 실적 시현은 투자 회수 시기에 예상만큼 실적을 창출하지 못한 비정유 부문의 위축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오히려 대규모 자본적 지출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저하와 차입금의 비약적 확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정유 4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1조8559억 원까지 악화했다. 총차입금 규모는 24조 450억 원, 순차입금도 20조499억 원에 달하고 있다.

앞으로도 재무실적의 저하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주식 시장과 크레딧 시장에서의 개선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의 경우 신용등급이 최우량 수준에 올라 있지만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라며 "주식과 크레딧 시장의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 영업경쟁력이 확연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얼마나 성과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본업인 정유업황이 워낙 불안해 당분간 신인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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