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해외펀드…운용보수는 '꼬박꼬박' 해외주식형 53% 마이너스 성과..인하 건수 8% 불과
박상희 기자공개 2014-10-29 12:43: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0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중국·브라질·베트남 등 해외 펀드가 꿈틀대고 있다. 증시가 반등하면서 수익률이 반짝 상승한 것인데, 누적 수익률로 따지면 아직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펀드가 대다수다. 이 와중에 운용사들이 매년 높은 수준의 운용 보수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국내에 출시된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92%는 지난 5년 간 운용 보수를 전혀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보수란 자산운용사에 펀드 운용 대가로 지불되는 일종의 수고비인데, 누적 성과가 마이너스(-)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운용보수율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 해외 주식형펀드 절반 이상 '마이너스'...운용 보수 인하 펀드는 100개 중 8개꼴
머니투데이더벨이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해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5년 간 해외 주식형펀드의 운용 보수율 추이를 살펴본 결과 413개 펀드 중 한 번이라도 보수율을 인하한 펀드는 3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보수율 인하 건수는 평균 8%에 그쳐 100개 펀드 중 8개만 운용보수를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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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투자에는 비용이 수반된다. 크게 수수료(commission)와 보수(fee)로 나뉜다. 수수료는 판매 행위 등 일회성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내는 돈이고, 보수는 일정 기간 동안의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내는 돈이다. 보수는 크게 펀드 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보수와 증권·은행 등 판매사에 지급하는 판매보수로 분류된다.
수수료는 투자자가 펀드를 매입하거나 환매할 때 한 번만 내면 되지만 보수는 펀드에 가입해 있는 동안 정기적으로 계속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펀드 가입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이든, 마이너스이든 매년 펀드 잔액에서 정해진 비율로 운용사와 판매사가 떼어가는 비용이 바로 보수다.
내가 맡긴 투자금을 굴려서 수익을 내주는데 대한 비용이지만 수익은커녕 원금마저 손실된 상황에서 꼬박꼬박 보수를 내야한다고 생각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까울 수밖에 없는 돈이다.
현재 다수 해외펀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원금 손실 상태다. 413개 펀드 중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펀드는 218개로, 절반 이상이 원금을 까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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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 중에서 운용 보수를 인하한 건 11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펀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운용보수를 내리지 않고 5년 간 같은 보수율을 챙겨 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일회성으로 부담하는 수수료는 까다롭게 따지면서 매년 잔고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운용 보수나 판매 보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해외펀드 운용보수가 국내펀드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운용사들이 펀드 성과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운용보수를 낮추지 않아 투자자에게는 사실상 운용 보수가 '애먼 돈'이 됐다"고 말했다.
◇ 운용보수 인하 펀드 대부분 100억 미만…대형펀드 '나 몰라라'
운용보수를 인하한 펀드 31개 대부분은 순자산 규모가 수십 억 원에 불과한 소규모 상품이었다. 순자산 규모가 100억 원이 넘는 펀드 중 운용보수를 인하한 건 9개에 불과했다. 이 중 규모가 1000억 원을 상회하는 대형펀드는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1개뿐이었다.
해외주식형펀드 413개 중에 운용 규모가 1000억 원이 넘는 대형펀드 개수는 34개다. 이 중 최근 1년 수익률 및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는 11개나 됐지만 운용 보수를 내린 펀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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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율은 매일매일 순자산에 대해 해당 비율만큼 연 %단위로 차감된다. 때문에 순자산 규모가 클수록 운용사들이 가져가는 보수 규모도 커진다. 회사 이익과 직결되는 대형펀드 운용보수는 그대로 두면서 자산규모가 크지 않은 펀드 위주로 운용보수를 인하해 사실상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얘기다.
운용사별로 운용보수를 인하한 펀드 개수를 살펴보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최근 5년 간 7개 해외펀드의 운용보수를 인하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과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각각 2개 펀드의 운용보수를 인하했고, JP모간 및 도이치자산운용 등이 각 1개 펀드의 운용보수를 내렸다. 합작사인 신한BNPP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도 각각 1개 펀드만 운용보수를 내렸다.
국내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4개 펀드의 운용보수를 내렸고, 우리자산운용이 3개로 그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과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2개 펀드의 보수를 인하했다. 그밖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각 1개 펀드의 운용보수를 내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운용보수를 인하한 펀드는 대부분 운용규모가 작았다. 삼성이 운용보수를 인하한 4개 펀드는 모두 연금 상품으로 순자산 규모가 각각 20억 원 안팎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운용 역시 차이나업종대표펀드와 BRICs업종대표펀드의 운용보수를 내렸는데 이 역시 연금펀드였고, 규모도 각각 200억, 5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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