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잇따른 회사채..불황 속 유동성 확충 속도 SK 계열 3사, 1조2600억 발행…S-OIL, 현대오일뱅크 조달 확대
황철 기자공개 2014-10-27 09:45:46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4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독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대형 정유사들이 시장성 조달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충에 나선 것.기록적인 저금리와 시장에 차고 넘치는 수요 등 조달의 최적기라는 인식도 대규모 발행의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증가한 점 역시 서둘러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신인도 저하 가능성은 있지만 국가 기관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정유업에 대한 믿음을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정유사 채권이 AA급 우량채로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 조달 최적기, 선제 자금 마련 속도
SK에너지는 10일 회사채 3000억 원어치를 찍었다. 지난 6월 3000억 원 발행 후 4개월만의 조달이다. 올해 누적 발행액은 총 6000억 원으로 늘었다. 분할 이전 한몸 기업이었던 SK이노베이션, SK인천석유화학까지 합치면 조달액은 1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설립 후 첫 원화 공모채 2600억 원어치를 찍었다. SK인천석유화학은 6월 공모채 3000억 원을 시작으로 8월 1000억 원어치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세 기업의 올해 채권 발행액은 총 1조 2600억 원에 달한다.
SK에너지는 지난 10월10일 회사채 3000억 원을 전액 만기도래채와 은행권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만기 회사채 1500억 원의 상환 시점은 내년 2월이다. 회사채 시장 수급 안정에 따른 선제적 조달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SK에너지는 최초 2000억 원 공모에 기관 수요가 몰려 3000억 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하지만 조달 목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최근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실제 차환 용도로 쓰일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회사채 만기 때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만기도래 시점에 추가 발행 가능성이 존재한다.
상환 의사를 밝힌 은행권 대출 역시 모두 유전스 차입금으로 금융부채보다는 매입채무 성격이 강하다. 언제든 추가 차입이 가능한 단기성 자금. 이 때문에 차환 용도라기 보다 줄어든 유동성 확충을 위한 조달로 보는 게 설득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SK에너지는 상반기 개별 기준 1352억 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당기순손실도 -1441억 원에 이른다. 영업현금흐름은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잉여현금흐름도 -1047억 원에 달했다.
◇ 정유업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도 인기..이유는?
S-OIl과 현대오일뱅크 역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이 전무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천억 원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마련하고 추가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
S-OIL은 다음달 중 최대 3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조달 자금은 울산 소재 한국석유공사 부지를 사들이는 데 쓰인다. 에쓰오일은 신사업의 일환으로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 설비투자 확대를 불황의 해법으로 삼은 것. S-OIL은 지난 6월에도 3600억 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조달을 성사하면 올해 누적 발행액은 72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오일뱅크도 내달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1월 2000억 원, 6월 1000억 원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발행이다. 연내 만기도래 채권이 없어 조달자금은 경상적 투자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등급은 AA-로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긍정적' 전망(Outlook)을 달며 상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발행에 이어 이번에도 수요예측에서 무난히 기관 신청을 얻어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과 업황 불안 등 부정적 요인이 있지만 절대적인 신용도가 높고 국가 기관 산업에 포진한 기업으로서 안정성도 인정받고 있다"라며 "정유사 자체적으로 자금 수요가 많아 유동성 확충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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