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원, 무더기 '빚보증'에 허리 휜다 [Company Watch]채무보증 3543억, EBITDA 30배..계열사 신사업도 적자 행진
김선규 기자공개 2014-11-03 08:38: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0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원이 무더기 채무보증에 짓눌리고 있다. 모회사인 한국제분과 계열사에 지급보증, 대여금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원이 모회사인 한국제분과 계열사 12곳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가 354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원의 자본총계(1971억 원, 개별기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올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21억 원) 대비 30배가 넘는다.
한국제분에 제공한 지급보증이 가장 많았다. 빚보증 규모는 1959억 원으로 전체 지급보증의 55%를 차지한다. 이밖에도 동아원이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는 1584억 원에 달하며 자금 대여를 통한 직접적 지원도 477억 원에 이른다. 이중 상당 부분은 재무구조가 열악한 계열사에 집행됐다.
동아원이 무더기 빚보증을 짊어진 것은 그룹의 외연 확장과 맞물린다. 주력사업인 제분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실적 성장이 둔화됐다. 고착화된 영업 거래선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일정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 구제역 파동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상태다.
이에 따라 동아원은 2000년대 후반부터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자동차 판매, 와인, 외식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29개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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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원은 영역확장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차입에 의존하면서 빚보증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신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시름도 깊어졌다.
미국 갤리포니아주에서 와인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KODO Inc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71억, 1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했고 순손실은 확대됐다. 수입주류 도매업을 하고 있는 단하유통도 당기순손실 1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또한 청도KODO사료유한공사와 광동KODO사료유한공사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옥수수 가공업을 영위하고 있는 KOGID CAMBODIA와 동물사료 판매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KODO FEEDMILL도 일제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부진이 깊어지면서 동아원에 계열사 부실이 옮겨붙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계열사 대부분의 영업력이 크게 떨어져 있고 재무상황도 좋지 않아 빚을 대신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동아원의 재무구조도 탄탄하지 않은 편이다. 실적부진과 계열사에 대한 지분투자 소요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개별기준으로 상반기 차입부채는 3895억 원, 부채비율은 228%에 달한다.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만 88억 원에 달하며 이는 2분기 누적 영업이익(71억 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영업활동으로 거둬들인 수익으로 이자조차 내기 힘든 셈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2007년부터 투자한 신사업들의 성과가 아직 미미하고, 실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동아원의 자체 재무실적 저하와 맞물려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원 측은 "계열사 지급보증은 일반적인 경영활동이며, 계열사의 실적 또한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아 미래를 속단하긴 이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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