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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신용도와 무관한 고평가 '경계' [Rating & Price]순발행 물량↑·스프레드↓…수익성은 오히려 악화

임정수 기자공개 2014-11-10 11:02:37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7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전채 순발행 기조가 지속되면서 발행 물량이 늘고 있는데도 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발행 물량 이상으로 채권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전채 스프레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여전사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등 신용도는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수급 요인에 따른 스프레드 강세가 신용도 변화 추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여전채 발행물량 폭증에도 스프레드 강세 지속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여전채는 6조 6000억 원어치 순(純) 발행됐다. 지난해 순 발행액 1조 2000억 원에 비해 5조 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 여전사의 일괄신고 물량은 20조 원 수준인데 3분기 현재 실제 발행 물량이 25조 원을 넘어선 상태다.

주로 카드사 보다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발행 물량이 증가했다. 카드채 순발행 규모 약 1조 8000억 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캐피탈채가 5조 원 가량의 순발행을 나타냈다.

발행 물량은 폭증하고 있지만 스프레드는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사가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AA-급 3년물 스프레드는 연초 55bp 수준에서 최근 33bp까지 떨어졌다. 같은 만기의 A+급 스프레드는 96bp 수준에서 84bp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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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도 스프레드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순전히 수급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사채 발행 물량 감소 속에 우량 회사채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여전채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물량 증가하면서 헤지용으로 여전채 수요가 늘어난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 하락과 여전채 스프레드 하락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발행 물량 이상으로 수요가 많아서 여전채 스프레드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 신용도는 악화 추세…신용도 vs 스프레드 '미스매치'

하지만 여전사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등 신용도는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여전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의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지난해의 3분의 1 규모인 851억 원을 기록했다. 일회성 손실로 간주되는 HK저축은행 평가손실 200억 원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BMW파이낸셜, 벤츠파이낸셜, RCI파이낸셜 등 수입차 전속 여전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최근 몇 년 동안 수익성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산수익률(ROA)는 대부분 1%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당국의 레버리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레버리지 배율 등의 자본 적정성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금창출력 저하는 여전사의 신용도에 계속해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과거에 캐피탈사의 성장을 견인했던 고수익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을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는데다 최근 신용대출 제한 규제 등 영업 규제로 수익성 제고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여전사 간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조달금리 상승을 자산 수익률로 반영하기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여전채 스프레드가 최근의 신용도 악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스프레드 하락 추세는 수익성 악화 추세를 고려하면 여전채 저평가 해소로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순전히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등 수급 환경에 따른 과도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차 전속 캐피탈사를 제외하고는 여전채 스프레드 하락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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