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현금 확보 시급했나 포스코 주식 890억 밑지고 팔아…3Q 말 현금성자산 2150억 불과
강철 기자공개 2014-11-24 08:28:06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9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이 2007년 취득한 포스코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서 약 890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을 매각할 정도로 현금성자산 마련이 시급했던 것으로 해석된다.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시간외 매매 방식(블록딜)으로 포스코 주식 87만 2000주(1.0%)를 주당 29만 8000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현대미포조선은 약 26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은 이번 지분 매매로 약 89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포스코 주가가 매입 시점 대비 25% 가량 하락한 탓이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과 포스코가 상호 지분보유 협정을 맺은 2007년 4월 포스코 주식 87만 2000주를 3487억 원에 취득했다.
10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감수하고 지분 처분에 나설 정도로 현금성자산 마련이 시급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2010년 말 기준 1조 1597억 원에 달했던 현대미포조선의 현금성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2149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장기 불황의 여파로 수주물량이 급감하고 주력 선종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줄어든 탓이다. 영업현금흐름은 2011년부터 대규모 마이너스(-) 상태로 돌아섰다. 9월 말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406억 원이다.
영업현금창출력의 약화는 현금성자산의 급감으로 이어졌다. 결국 현대미포조선은 2012년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500억 원을 조달하며 10여년간 유지해온 무차입 기조를 깼다. 지난해에도 Import Loan을 통해 1000억 원을 차입했다.
하지만 소규모 차입만으로 저하되는 수익성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현대미포조선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8510억 원, 6619억 원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손실에 따른 현금성자산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8월 기업어음 시장에서 3000억 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달 확대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현금성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각에서는 현대미포조선이 향후 2~3년간 현금 고갈 위기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선박 수주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현금 흐름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도 이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성자산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3분기 2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조선 3사의 평판이 저하됐고, 이로 인해 추가적인 기업어음 발행이나 장기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포스코 외에 보유한 매도가능금융자산이 관계기업인 현대중공업, KCC밖에 없다보니 결국 포스코 주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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