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조선 3사, 평판 저하..단기조달 급선회 기업어음 상환 기조 종료…만기 1년물 중심 재확대
황철 기자공개 2014-11-19 10:32: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7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일제히 자금 조달의 방향타를 기업어음 시장으로 돌렸다. 이로써 차입 단기화 해소에 맞췄던 전략적 초점도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최근 업황 부진과 수조 원대 적자 시현으로 대외 신인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신용등급 강등까지 맞물려 자본시장 접근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장기 회사채에 비해 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운 기업어음 시장으로 회귀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잔액 기준 수조 원에 달하던 국내 최대 규모 기업어음 발행집단으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 향후 CP 조달 늘 듯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들어 지속한 단기차입금 상환 기조를 접고 기업어음 시장에서 조달을 재개했다. 조선 3사별로 최근 한 달여 사이 수천억 원씩 총 8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기업어음 만기도 대부분 1년으로 단기자금치곤 상당히 길다. 단순 자금수지 매칭 용도가 아닌 부족한 운전자금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조달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이후 4500억 원어치의 기업어음을 찍었다. 지난달 14일 만기 2개월물로 2000억 원을 조달한 데 이어 22일 1000억 원, 이달 6일에도 1500억 원어치를 잇따라 발행했다. 최근 두 번의 조달은 만기 1년물이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달 14일과 24일 1년짜리 기업어음으로 1000억 원, 500억 원씩 총 1500억 원을 마련했다. 현재 잔량은 1조3800억 원에 달한다.
회사채, 기업어음 등 시장성 조달 자체가 거의 없었던 무차입의 대명사 현대미포조선 역시 다급해졌다. 지난달 14일과 16일 각각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이 역시 만기는 1년으로 상대적으로 길었다. 현재 미상환 잔액은 9월 발행물 2500억 원을 포함해 총 4500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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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최근 조달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기업어음 시장에서 비교적 만기가 긴 1년물 발행에 나선 점은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CP 잔액 재확대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말까지만해도 국내 민간 발행사 중 최대 규모의 미상환 CP 잔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2011년 중순부터 지난해 말까지 2조 원이 넘는 잔량을 유지해 왔다.
최대 규모는 무려 2조7000억 원에 달했다. 또다른 CP 공룡 기업 현대삼호중공업까지 합하면 4조 원 이상의 자금을 기업어음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적극적인 기업어음 상환과 대규모 장기 회사채 발행을 병행하며 차입구조 개선에 매진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잔량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기업어음 발행에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 기업어음, 조달 안정성 저하..차입단기화 숙제
그러나 최근 크레딧 시장에서의 평판 저하로 장기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졌다. 당장 유례 없는 실적 부진이 발목을 붙잡았다. 조선 3사를 포함한 현대중공업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적자 규모는 3조2272억 원에 달했다.
이후 조선 3사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가 겹쳐 회사채 디스카운트가 본격화했다. 장기 시장성 조달에 나서기에는 지극히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 그나마 발행 절차 면에서나 가격 결정 구조 측면에서 자금 마련이 용이한 기업어음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연이은 분기 손실 인식과 조선업황의 불안 지속으로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 여건이 과거보다 크게 나빠졌다"라며 "기업어음의 경우 장기라 해도 채권에 비해 조달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용위험 관점에서 또하나의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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