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국 투자 제동 걸리나 [삼성·한화 빅딜]빡빡한 살림살이...40억달러 美 사업 백지화 수순
김익환 기자공개 2014-11-27 08:10:29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08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석유화학·방산 계열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염두에 뒀던 미국 투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투자금 조달·운용을 감안한 결정으로 삼성과의 빅딜에 전념할 것으로 관측된다.한화그룹은 올해 초 2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셰일가스 석유화학 설비 건설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할 방침이었다. 미국 정유업체와 긴밀한 협상을 하며 합작사 출범이 목전까지 다다랐지만 막판에 딜이 깨졌다. 미국 정유업체는 석유화학의 '쌀'인 에틸렌 생산설비만 건설하기를 원했지만 한화케미칼이 에틸렌 설비부터 다운스트림(하위공정) 설비까지 건설하기 원하면서 이견차가 컸다.
한화그룹 이후 협상은 진행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밝혔지만 사실상 셰일가스 거래가 깨진 것으로 안팎에선 보고 있다.
미국 다우케미칼 기초사업부 인수를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기조사업부 인수가 여의치 않다며 인수계획을 철회할 뜻을 내비쳤다. 한화케미칼은 올 들어 크레디트스위스(CS)를 주관사를 선정하고 다우케미칼 염소 관련 염소사업을 운영하는 기초사업부 인수를 검토해왔다. 다우케미칼 사업부에 대한 인수금액은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까지 오갔다.
이번에 빅딜을 추진하게 되면 한화그룹의 지지부진한 미국 사업도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투자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빅딜에 따르는 비용은 1조 9000억 원으로 분석된다. 삼성테크윈 경영권 지분 32.43% 매입대금이 8400억 원, 삼성종합화학 지분 100% 인수대금이 1조600억 원으로 각각 추정된다. 2조 원의 대규모 투자금을 지출하고 엇비슷한 투자금을 미국 사업에 재차 쏟아 부을 만큼, 한화그룹의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다.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 인수 외에도 태양광 설비투자를 진행하기도 빡빡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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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에도 적잖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 한화큐셀 920MW의 모듈설비를 2016년까지 증설하기로 결정했고, 셸 생산규모도 200MW 증설할 계획이다. 한화솔라원도 셸과 모듈 설비를 각각 200MW, 500MW 증설한다. 한화케미칼은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공정 효율화(디보틀네킹, debottlenecking)를 통해 1만 500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태양광·빅딜에 나선 한화그룹으로선 자금여건상 미국 투자 계획을 후순위로 밀어내거나 전면 백지화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태양광 투자는 투자비 등을 감안해 큰 부담이 아니라서 계획대로 갈 것"이라며 "다만 미국 투자는 재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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