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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 언급 [thebell note]

문병선 기자공개 2014-12-11 08:30: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9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사(제일모직)는 현재로서는 상장 후 최대주주 등의 지분변동은 계획되어 있지 않으나 향후 예상하지 못한 그룹 지배구조의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등의 지분이 변동하거나 계열회사 간의 주식이동이 발생할 수 있으니 투자자는 이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제일모직이 공모주 투자설명서에서 밝힌 그룹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 언급이다. 언뜻 보면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나 주식을 발행할 때 흔히들 별 의미 없이 언급하는 '회사 위험요인' 중 하나인 듯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투자설명서는 매우 다양한 기업정보를 담고 있으나 상식선을 벗어나는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간혹 전혀 몰랐던 스몰딜(소규모 인수합병) 정보가 숨어있고 일목요연한 재무정보가 기재돼 있을 때가 있다. 그러나 오너 지분의 변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일종의 금기다. 설혹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최대주주 변화 가능성이 없다'는 말로 대내외적 인지의 타이밍을 늦추는게 다반사다.

앞서 상장한 삼성SDS의 공모주 투자설명서를 봐도 그렇다. 같은 삼성그룹 계열사이면서 '핵심투자위험'란에 그룹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언급한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제일모직 스스로는 지난 4월 채권발행을 할 때 이런 언급을 하지 않다가 11월 24일 공모주 투자설명서에서부터 이 문구를 넣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은 1987년 이병철 창업주가 타계하고 2세 형제들의 분가(分家)가 시작된 1990년대 초반 이래 가장 극심한 소유구조 변동을 겪는 중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약 1년 반이라는 단기간에 20여건의 지배구조 변동 자본거래가 있었다. 삼성카드가 보유 중이던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 17%를 KCC가 인수해 순환출자 구조를 끊었던 2011년말부터 기산하면 약 3년간 굵직한 소유구조 변동이 이어진다. 당분간 상장할 것 같지 않던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어느새 상장을 완료했거나 수주내 완료를 앞두고 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는 삼성그룹 임원이 한둘이 아니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행사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제일모직 스스로 최대주주 지분 변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예사로이 볼 수 없다.

투자설명서에 언급된 가능성을 말 그대로 가능성 차원으로 보고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핵심 지배구조 사슬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분석 또한 없지 않은 시점이다. 삼성그룹의 핵심 지배구조란 사회적으로 말들이 많았던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금산복합 구조 등이다.

제일모직의 상장이 변화의 '종료'가 아닌 '시작'을 알리는 이벤트가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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