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리 잃은 A급 기업, 2년만에 절반 이탈 [Adieu 2014]발행기업 54개 불과, 2012년 대비 1/2…조달액도 역대 최저
황철 기자공개 2014-12-15 14:10:52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2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의 활황을 이끌고 있는 역사적 수준의 초저금리와 풍부한 투자수요의 온기는 모든 기업에 평등하게 전해지지 않았다. 국내 부채자본시장의 몸통에 해당하는 A급 기업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많은 A급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자의반 타의반 접었다.지난해 발행에 나선 A급 발행사 70곳 중 절반을 훌쩍 넘는 37개사가 올해 시장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2년 연속 회사채 시장에 들르지 않은 발행사도 44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2012년 112개사에 달하던 A급 발행사는 올해 54곳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BBB급 기업도 일곱 군데나 빠져나갔다. 이대로라면 AA급만 존재하는 기형적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2년 연속 발행 전무 A급 기업도 43곳
올해 비금융 일반 회사채(SB) 시장에서는 152개 기업이 총 41조8072억 원(11일 현재)의 자금을 조달해 갔다. 발행 규모는 지난해 42조8082억 원과 비슷했지만 참여 기업 수는 169곳에서 17개나 급감했다.
AA급 우량사 중심으로 신규 진입 기업이 늘어난 반면 A급 발행사 중 조달을 중단한 곳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회사채 발행 기업 중 올해 자금조달에 나서지 않은 곳은 총 72개사로 나타났다.
이중 A급 기업이 37개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조달을 중단한 기업도 44개사에 달한다. 이를 포함하면 A급 기업의 80군데 이상이 1년~2년 이상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하지 않았거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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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A급 기업의 수는 52곳으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2012년 112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A급 채권 발행액도 6조5888억 원(AA급 기업 후순위채 포함)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나타냈다.
지난해 발행사 중 조달을 접은 A급 기업 중에는 대우건설·한진해운·SK해운·두산·두산엔진·현대산업개발·한화에너지 등 고위험 업종이나 신용 우려가 불거진 그룹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한화투자증권·SK증권·IBK투자증권 등 지난해 발행이 활발했던 증권업종의 발행도 주춤했다.
2년 연속 발행을 접은 기업 중에는 동국제강, 현대상선, 한진중공업 등 연 평균 5000억~7000억 원의 공모채를 찍은 대형 발행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모두 공모채 대신 한국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정책 자금 지원에 의존했다.
2012년만 해도 5500억 원을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했던 두산중공업도 2년 연속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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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급 기업, 발행 여건 차별화
AA급 이상 초우량 기업 중에서도 올해 발행을 접은 기업이 다수 있다. 지난해 모처럼 7000억 원어치 회사채를 찍었던 포스코는 올해 다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개선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GS건설·만도·KCC·대림산업·롯데물산 등도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을 멈췄다. 이곳 역시 업종 리스크나 계열사 실적 부진 등으로 신인도가 저하된 경우가 많았다.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AA급 증권사들이 지난해만큼 발행에 활발히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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