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네트웍스, 회사채 조달 자금 어디에 썼을까 1월 만기채, 사실상 CP로 차환…"투자 목적, 조달일 뿐"
황철 기자공개 2015-01-15 16:11:14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3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네트웍스가 기업어음 시장에서 2015년 자금 조달의 시동을 걸었다. 2013년 장기 CP 발행 후 2년만의 기업어음이다. 총 금융부채의 85%를 차지하는 단기성차입금 만기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발행 시점 상 연초 만기도래한 회사채 상환과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LS네트웍스는 지난해 10월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조달 목적을 올해 초 만기도래하는 채권 상환으로 적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장기 회사채를 통한 추가적 차환 발행에 제약이 생겼다.
자체 유동성 여력을 고려할 때 당시 조달 자금을 수개월 동안 상환 재원을 비축해 뒀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관측이다. 회사채 발행 시장에 만연한 조달 목적을 성실히 기재하지 않는 부적절한 관행의 연장선으로 지목된다.
◇ 2년만의 기업어음, 만기 1년
LS네트웍스는 12일 기업어음 시장에서 500억 원을 조달했다. 만기는 1년으로 기업어음치고 상당히 길다. 400억 원(351일물)은 올해 12월29일 상환기일을 맞는다. 연말 결산 시기에 일시적인 상환을 통해 재무제표상 단기차입금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00억 원(365일물)은 내년 1월11일 만기도래한다.
이번 기업어음은 제법 긴 만기구조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발생한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한 용도 보다는, 차입금 상환 등 일반적인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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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1월5일 만기도래한 56회차 회사채 500억 원을 현금상환하며 유동성에 상당한 구멍이 생겼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동일한 규모의 기업어음 발행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일주일 차밖에 나지 않는 기업어음 발행과 회사채 상환의 시점을 볼 때 사실상 단기자금으로 장기 공모채를 차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10월30일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증권신고서 상에 이번 '만기도래채 상환'을 조달 목적으로 적시한 바 있다. 그러나 LS네트웍스의 열위한 유동성 지표를 감안하면 수개월이나 앞서 선제적으로 마련한 자금을 상환 재원으로 남겨두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회사채 발행 직전인 지난해 9월말 기준 LS네트웍스의 현금성 자산은 248억 원(개별 기준)에 불과했다. 총차입금 4642억 원과 비교하면 재무레버리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9억 원의 당기순손실과 순영업활동현금흐름 -223억 원 등 영업현금창출력도 크게 떨어져 있다.
◇ 신고서 조달목적, 불성실 공시 개선 필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 역시 -287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회사채로 조달한 돈을 투입해야 할 정도의 자금수지 상 공백이 컸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 이를 감안하면 당시 회사채를 통한 선제적 차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분석.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상 조달 목적이 실제 용처와 다른 것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주 있는 일"이라며 "돈에 꼬리표가 달리지 않아 일일이 이를 추궁하거나 증명할 방법이 없어 규제 역시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신고서 상 조달목적은 중단기적 재무전략을 알 수 있게 해 정보가치가 높다"라며 "특히 차환 용도의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전체 차입부담의 증가 유무를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라고 정확한 공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LS네트웍스 관계자는 "만기도래 회사채는 기존 발행 자금으로 상환한 게 맞다"라며 "기업어음은 투자 비용 마련을 목적으로 발행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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