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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물산, 공모채 발행 '안하나 못하나' 올 첫 시장성 조달도 사모채…지난해 이어 2년째

황철 기자공개 2015-02-04 10:35:41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2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물산이 올해에도 공모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고 사모사채로 시장성 조달의 포문을 열었다. 말 많고 탈 많은 롯데월드타워 개발 주체로서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시장 평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이번 채권은 지난해에 두 번에 이어 3회 연속 사모 발행이다. 이쯤 되면 단순히 수요예측 과정에서의 정보공개 부담을 의식한 공모 기피증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실상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이 쉽지 않을 정도로 평판 저하 또한 극심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이번 사모사채 규모는 만기 회사채 차환 수요에 크게 못 미쳤다. 롯데물산의 유동성 상황을 감안할 때 의도적으로 부족자금의 현금 상환을 택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

◇ 1월말 사모채 1000억, 금리는 양호 차환엔 부족

롯데물산은 1월30일 사모사채 시장에서 1000억 원을 조달했다. 만기 3년물로 금리는 2.052%를 나타냈다. AA 등급 3년물 민평 2.240%(한국자산평가 기준)보다 19bp 가량 낮다.

수요가 한정적인 사모사채 특유의 디스카운트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롯데그룹 전반에서 나타나는 저금리 조달의 욕심을 드러내는 대목. 대표주관은 KB투자증권이 맡았다.

조달한 자금은 30일 만기도래한 1회차 공모 회사채 3000억 원의 일부를 차환하는 데 쓰였다. 나머지 2000억 원은 내부 자금으로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말 롯데물산의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1698억 원이다. 이후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만기채 상환 후 보유 현금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모사채 발행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극심한 공모 기피증과 평판 하락에 따른 투자 수요 감소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물산은 2012년 설립 후 첫 공모채 발행 이후 사모사채를 주된 조달 수단으로 삼아 왔다.

제2 롯데월드를 둘러싼 논란으로 원활한 공모 절차를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 이 때문에 2013년 2월 처음으로 사모채 2000억 원을 발행했다.

같은 해 12월 풍부한 채권 수요에 기대 다시 한번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당시 롯데물산은 회사채 1000억 원의 공모에 나섰지만 발행에 상당한 애로를 겪어야 했다. 헬기 충돌 사고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정신고 요구를 받아 조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수요예측에서는 AA급 기업으로 거의 유일하게 전량 미배정이 발생하는 수모도 겪었다.

이때부터 수요예측 트라우마가 심해졌고 사모채 시장으로 완전히 눈을 돌리게 한 직접적 계기가 됐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공모채 발행 없이 6월과 10월 사모채로만 총 2300억 원을 조달했다.

롯데월드타워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공개적인 자금유치를 꺼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향후 원활한 차입 집행을 위해서는 공모채 시장의 접근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 규모의 채권 공급이 이뤄져야만 조달 집행 과정에서 투자자 모집을 수월하게 전개할 수 있다.

◇ 제2 롯데월드 논란 지속, 사모조달 이어갈 듯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시행사로서 그동안 조 단위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해 왔다. 이 때문에 차입금만 1조원을 상회할 정도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일부 시설물의 운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각종 사고로 인한 매출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투자비 회수가 지연될 경우 차입 부담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추가 조달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설물 운영 수익과 오피스텔 등의 분양 수입 등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금흐름 상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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