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27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3년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출시된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이 설정 12년 만에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펀드 운용규모가 조만간 역대 국내 주식형펀드 최대규모(3조5000억 원)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 액티브주식형펀드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지난해 초만 해도 운용 규모가 1조 원을 약간 웃돌았다. 1년이 조금 지난 현재는 규모가 3.5배로 성장, 역대 최대 운용펀드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만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고, 올들어 2000억 원을 신규 유치하는 등 자금 유입이 꾸준하다.
지난해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던 건 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부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업의 실질적 배당확대 유도를 위해 사내유보금 과세 등 배당세재 개편을 추진했다. 이후 배당주펀드가 주목을 받으면서 신영밸류고배당펀드로만 한 주간 최대 1500억 원이 몰리는 등 '뭉칫돈' 유입세가 한동안 계속됐다.
업계에서는 '배당 테마'가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증시를 이끌어 갈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는 지난 2011년 이후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고, 돈을 은행예금에 맡겨두면 물가 상승 대비 실질 이자가 마이너스가 되는 저금리 시대에 기댈 것은 배당 같은 고정적인 소득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앞서 경제 고성장을 경험한 선진국 주요 증시는 기업의 매출 성장보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실시가 이끌어 가는 경우가 많다. 10% 수준인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 배당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배당 확대가 시대적 요구사항이 되고, 배당주펀드가 트렌드로 자리 잡더라도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실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지난해처럼 스타펀드로 떠오르지는 못 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배당주펀드는 외국계인 베어링자산운용에서 지난 2002년 선보였다. 신영밸류고배당은 이듬해인 2003년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설정배당주펀드다. 대표펀드 기준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만 526%에 달한다. 설정 이후 연 평균 5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한 셈이다.
설정 이후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 펀드의 운용 목표 성과는 소박한 편이다.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의 수익을 추구한다. 펀드 설정 초기부터 운용을 맡아온 허남권 CIO(부사장)는 2% 대 배당수익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꾸준하게 알짜배기 배당 기업을 찾아 헤맨 12년 간의 성과가 누적되면서 오늘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만든 셈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국내 최고 펀드 반열에 오른 것을 두고 업계는 국내 펀드 지형도를 바꿨다고 말한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 '한국투자네비게이터' 등 대형 성장주가 이끌던 펀드,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그룹 계열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삼성그룹주펀드'가 아니라 순수 배당주식형펀드가 국내 주식형펀드를 대표하는 얼굴 마담이 됐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실력을 쌓으며 자신의 시대가 오기를 인내한 '도광양회'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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