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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영분석]기업은행, '빅4' 반열에…비결은[2014년 4분기]⑤"중소기업 지원 노하우 바탕으로 한 부실관리"

안경주 기자공개 2015-03-06 08:07:3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4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행이 '빅4' 반열에 올랐다. 자산 규모는 물론이고 수익성 면에서도 국민·신한·우리은행에 뒤지지 않는다. 50년 이상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실률을 낮췄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순이익(개별기준)은 9358억 원으로 신한은행(1조4552억 원)과 국민은행(1조290억 원) 다음으로 높았다. 2013년엔 기업은행의 순이익(8542억 원)이 국민은행(8196억 원)보다 많았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수익성에 놀라는 분위기다. 2011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수익성 경쟁에서 다소 밀렸으나 최근 몇 년간 오히려 앞선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기업은행의 도약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대기업대출 중심의 다른 은행들에 비해 리스크가 높지만 대출의 질을 높여 안정적으로 부실을 관리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영세업자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대출이 많아 신규 부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중소기업이라는 전문섹터를 다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실관리를 해왔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NPL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76.5%(2014년 말 기준)에 달한다. 다른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평균 비중은 33~37% 가량으로 2배 높은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거래 중소기업 수는 110만 개로, 거래기업 수를 기준으로 하면 중소기업 대출 비율은 93.6%까지 치솟는다. 매년 부실채권을 상·매각하지만 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지난해 부실채권비율은 1.40%로 전년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1.03%), 하나은행(1.18%), 국민은행(1.26%)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출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연체율을 보면,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다. 신한은행(0.38%)을 제외하고 국민은행(0.57%)과 하나은행(0.54%)보다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대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은행(1.23%)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1%를 넘을 때도 기업은행은 2008년(0.96%)를 제외하고 0.5~0.7%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은행의 특성상 중소기업의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건전성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향상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대출의 부실을 낮춰 일정 수준에서 건전성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 손실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별 기업대출 연체율

장기간 축적된 중소기업에 대한 데이터도 한 몫 했다. 자체 기업신용위험 평가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기업은행은 2008년부터 부실채권 회수 목적으로 하는 사후관리 단계 위주의 건전성 관리에서 벗어나,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제도를 정착시켰다. 와치리스트(Watchlist)라는 기업점검 제도와 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신용상태 변동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연체율을 낮췄던 것.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제표만으로는 부실징후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업에 대한 분석을 기초로 부실징후 보유기업에 대해 자체 기업신용위험 평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은행도 비슷한 부실예측모형을 운영 중에 있지만 중소기업 전문은행으로 수 십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기지표와 기업부실의 상관성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 건전성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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