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ARS, 안정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다 [thebell interview]임일우 신한금투 에퀴티스왑부서장 "금융종합상사를 지향한다"
송종호 기자공개 2015-03-16 16:50:47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1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는 이른바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들이 최근 몇년동안 우후죽순 나왔다. 한국형 헤지펀드 중 많은 펀드가 그랬고, 다양한 구조의 사모펀드, 롱숏 전략을 쓰는 일부 공모펀드도 있었다. 이들 상품은 하나같이 '요즘 대세'인 중위험·중수익을 표방하며, 금리+알파의 수익을 약속했다.그러나 추구하는 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이론과 실제는 엄연히 다르다. 헤지펀드를 위시한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 중 상당 수는 잠깐 반짝하더니 수익률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곤 했다.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일은 불가능할까.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가장 근접한 성과를 보여준 상품은 단연 신한금융투자의 ARS일 것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로 시장이 출렁 일때 임일우 신한금융투자 에퀴티스왑부 부서장(이사)(사진)은 원금보장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익성도 좋은 금융상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비슷한 시기 김정우 쿼드자산운용 대표 역시 비슷한 금융상품을 구상했다. 전체 4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한 ARS(Absolute Return Swap)의 시작은 연세대학교 동기인 두 사람의 의기투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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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디셀러 '感' 잡은 '신한ARS'…4조 원 시장 점유율 50%육박
지난 2010년 임 이사가 옛 우리투자증권의 스왑부서로 자리를 잡은 시점에 김 대표는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 나와 쿼드투자자문 설립을 준비했다. 두 사람은 시범적으로 기업자금을 시딩(seeding)받아 100억 원을 운용했다. 결과는 연 30%수익으로 대성공이었다.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긴 임 이사와 당시 쿼드투자자문 김정우 대표는 본격적으로 ARS를 상품화시켰다.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맡기면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증권사가 같은 금액을 담보차입해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문사에 맡겨 연 7~8%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하는 구조로 짰다. 이른바 롱숏 파생결합사채(ELB)로 투자자는 ARS에 투자할 길이 열렸다.
처음 출시된 2012년 5000억 원 가량을 판매한 이후 지난해 4월 1조 원을 돌파 한데 이어 올해 1월 2조 원을 판매한 스테디셀러 상품이 됐다. 4조 원대의 국내 ARS시장에서 신한금융투자는 50%의 시장점유율(M/S)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 여 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적도 없다. 상품 출시 초기부터 신한금융투자와 스왑계약을 맺은 쿼드자산운용의 경우 누적수익률이 20%를 넘는 등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헤지펀드운용사로 전환한 쿼드자산운용은 홍콩법인 설립 이후 글로벌 헤지펀드로 성장하기 위해 분주하다. 신한ARS가 헤지펀드 인큐베이터 역할까지도 해낸 셈이다.
머니투데이 더벨이 은행·증권·보험회사에서 활약 중인 100인의 PB를 자문단(총 103명)으로 구성해 지난 1월부터 2차례에 걸쳐 설문조사한 결과 증권부문 1위에 '신한ARS'가 선정됐다. 지난 3일 '2015 Korea Wealth Management Awards'에서 신한ARS는 '100인의 PB가 뽑은 올해의 히트 금융상품' 증권부문의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 철저한 리스크 관리…지속성·안정성·수익성 모두 합격한 자문사만 선정
임일우 이사가 처음 ARS의 상품화를 시도했던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등이 잇따라 시장에 참여했다. 신규 비즈니스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참여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한ARS가 점유율 50%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임일우 이사는 주저없이 '리스크'관리에 있다고 답했다.
임 이사는 "능력이 안되는 자문사에 고객의 돈을 맡길 수 없다"며 "6개월간 50~100억 원 가량의 시딩 투자 후 지속성과 안정성, 수익성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운용자문사로 선정해 그때서야 고객 돈을 맡긴다"고 말했다. 운용을 맡더라도 수익이 떨어지거나 자문사 자체의 리스크요인이 있을 경우 철저하게 제외시킨다는 설명이다.
투자수요가 계속된다고 자문사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식으로 자금을 맡기지도 않았다. 운용역 등이 보강 될 때까지 소프트클로징(잠정판매중단)으로 리스크 관리를 한다는 설명이다. 이미 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간 그로쓰힐투자자문과 라임투자자문, 타임폴리오투자자문이 대표적이다.
6개월간의 트랙레코드를 쌓는 기간에 다른 증권사의 자금을 유치해 운용할 경우 신의성실을 위배되는 행동으로 여겼다. 임 이사는 "신한금투와 파트너십을 가져야만 하는 일인데, 돈이 된다고 다른 곳의 자금을 유치한다면 이미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며 "법인 대 법인의 신뢰도 지키지 못하는 곳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자문사의 종목과 수익률 분석, 시황 보고서를 제시해 현재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주지시키는 일도 빠트리지 않고 있다.
◇ 글로벌 ARS로 업그레이드 시작…런던 출장소 설립 유럽 진출도 모색
쿼드투자자문을 헤지펀드운용사로 전환시켰던 것처럼 자문사의 헤지펀드 인큐베이터 역할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점도 신한ARS의 힘이다. 능력은 되지만 초기 자금이 없고 트랙레코드가 없는 자문사에 시딩 투자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임 이사의 신념은 쿼드자산운용이 홍콩법인을 설립하는 밑바탕이 됐다. 임 이사는 능력 있는 회사들이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국 금융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ARS는 금융종합상사로 가는 시금석 역할을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임 이사는 "무턱대고 법인설립만 한다고 해외진출이 아니다"라며 "'Made in Korea'의 금융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금융종합상사의 꿈이 시작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에는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투자설명회를 갖고 현지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 금융상품 수출 1호가 된 ARS는 올해 글로벌ARS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미 중국 신은만국증권과 일본 미즈호증권 등과도 ARS판매를 위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1조 원이면 시장이 포화될 것으로 봤던 ARS시장이 4조 원대로 성장한 것처럼 금융종합상사라는 목표도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임일우 이사는 강조했다.
말 그대로 ARS는 '아직도 배가 고픈 상태'. 신한금융투자 런던 출장소를 연내 설립해 롱숏ELB뿐만 아니라 다양한 투자전략으로 ARS를 중동, 서유럽까지 진출시키겠다는 임 이사의 포부가 말로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 임일우 에퀴티스왑부서장 약력
△ 1987~1994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2004 미국 보스턴대 투자학과 석사 졸업
△ 1997~2001 살라먼스미스바니 트레이딩 헤드
△ 2010~2011 옛 우리투자증권 스왑데스크 헤드
△ 2012~ 신한금융투자 에퀴티스왑부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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