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식품업계 구세주 될까 "유통업체 ‘갑질' 직권조사"…원론적 논의 불과 비판도
이경주 기자공개 2015-03-16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3일 13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식품업계 조찬간담회에서 유통업체의 갑질을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정 위원장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반응이 있는 반면 원론적인 논의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13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한국식품산업협회 조찬강연'에 참석한 정 위원장은 "식품업체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횡포일 것"이라며 "판촉사원을 직영으로 전환해서 본인들이 인건비를 부담할 것처럼 해놓고 남풉업체들에게 전가하는 일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개선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직권조사를 해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2015년 공정위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유통업체 관련 내용은 다양한 사안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행사에서 대부분 시간을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해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유통업체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정 위원장은 유통업체의 갑질이 얼마나 심한지 자신도 잘 알고 있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과거 조사과장하면서 보니 유통업체의 파워라는 것은 업체 규모에 상관없이 대단했다"며 "한번은 유통업체 임원이 바뀌니 남품업체 사장들이 쭉 와서 인사하고 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 위원장의 적극적인 태도에 일부 참석자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행사 직후 만난 한 식품업계 CEO는 "정 위원장은 25년 동안 공정위에서 조사관 등으로 근무해 식품업계 사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런 분이 적극적으로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겠다고 하니 기대감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위원장의 언급이 원론적인 수준이라는 상반된 반응도 나왔다.
이날 정 위원장이 제시한 개혁방안 중 구체적인 것은 보복 우려 없는 신고, 제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뿐이었다. △익명제보센터 운영 △단일 제보자가 드러나지 않도록 여러 제보를 묶어 포괄적으로 조사 △조치 후 6개월마다 보복여부 사후 점검 등이 그 내용이다.
이 마저도 여전히 식품업체들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원론적인 해결책은 안된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일부 참석자는 유통업체 갑질에 대한 사후조치보다는 사전예방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사전예방' 조치는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정 위원장께서 언급한 내용은 이미 과거 수없이 논의했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제도 개선 내용이 없어 아쉽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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