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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동국제강 비자금 의혹? 국세청 '혐의無' 결론 4년前 동일 의혹 특별세무조사…'사실무근' 판단, 소액 추징금 그쳐

김장환 기자공개 2015-03-24 08:17:05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방위 기업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이 동국제강으로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장세주 회장(사진)이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해외 도박에 사용한 혐의가 포착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장 회장의 회사 비자금을 활용한 불법 도박 의혹은 과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한 차례 결론이 났던 사안으로 확인된다. 2011년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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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장 회장이 해외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러시아 등 해외 업체에 납품한 수 백억 원대 물품 대금 중 일부를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같은 의혹으로 지난 2011년 동국제강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국세청은 그 해 1월19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페럼타워에 조사관을 파견하고 회계장부를 확보해가는 등 예치조사를 벌였다. 이후 4월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세무조사를 6월까지 2개월간 연장하는 등 고강도 조사를 이어갔다.

사측은 '4년에 한번 벌어지는 정기세무조사일뿐'이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서는 '국세청의 기획조사'란 인식이 강했다. 특정 혐의점을 발견한 후 조사에 착수하는 서울지방국세청 4국이 조사에 착수한데다 일상적인 정기 조사처럼 사전 일정 통보 후 시작된 조사도 아니었다.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이현동 청장이 "기업들의 역외탈루 혐의를 근절하겠다"고 선포한 바로 다음날 예고 없이 벌어진 조사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세무조사 착수와 함께 동국제강이 국세청 기업 사정의 첫 타깃인 동시에 상당 수준의 추징금 혹은 검찰 고발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당시 국세청에서 확인했던 사안은 동국제강이 동남아, 미국 등 해외법인에 철강을 수출하면서 대금을 과대계상해 이를 되돌려 받거나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수 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었다. 비자금이 장 회장 등에게 흘러 들어 사적 용도로 활용됐는지 여부가 집중 점검 대상이었다.

핵심은 이를 통해 조성된 비자금이 장 회장의 해외 도박자금 용도로 활용됐다는 의혹이었다. 최근 검찰에서 착수했다고 전해진 수사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다. 검찰은 역외탈루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장 회장이 해외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5개월에 걸친 고강도 세무조사 결과 이에 대한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세무조사 후 부과한 추징금만 보더라도 약 20억 원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혐의점이 발견됐다면 후속 조치로 있었어야 할 검찰 고발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국세청의 과거 동국제강 세무조사 결과는 최근 검찰의 수사 내용이 사실상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던 사안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물론 사법권을 지닌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혐의에 대한 입증은 검찰에서 판가름해야 할 사안이지만 과거 국세청 조사에서는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내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국세청의 과거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받아 장 회장과 관련된 의혹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에서는 이미 당시 조사 과정에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던 만큼 과연 검찰이 해당 자료를 통해 이번 혐의와 관련 어떤 소득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시 된다.

만약 검찰에서 관련 자료들을 통해 유의미한 자금 흐름을 발견한다면 이번 수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국세청 조사에서 의혹을 잡아내지 못한 것 자체에 검찰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 700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하고도 검찰 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던 롯데쇼핑 세무조사와 비슷한 경우다. 검찰에서는 최근 롯데쇼핑 비자금 의혹 역시 수사 중이다.

이를 뒤로하고 검찰에서는 일상적인 내사 단계에서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마치 수사에 착수한 것처럼 사실이 과장돼 외부에 알려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은 동국제강을 비롯해 포스코, 포스코건설, 신세계, 롯데쇼핑, 동부그룹, 경남기업 등 십 수개 업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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