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 정관변경안 주총 통과 됐지만… 쉰들러 반대 불구 수권자본 확대 등 가결..일부 주주들 회사측에 '쓴소리'
김장환 기자공개 2015-03-30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7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대주주 쉰들러홀딩아게(쉰들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관변경안을 통과시키는데 성공했다. 여타 주주들의 참석이 많지 않았고, 쉰들러도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지 못했던 탓이다.현대엘리베이터는 27일 경기도 이천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으며 이날 올라왔던 정관변경 안건들이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모두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사회를 거쳐 주주총회에 올랐던 정관변경안은 수권자본 확대안과 포장공사업 등 사업 목적 추가, 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 한도 확대 등이다.
쉰들러는 지난 11일 주주총회 안건이 공고된 직후 정관변경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단 주식총수를 확대하는 자본확충 정관변경안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경영진 개인을 위한 정관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설명이었다.
쉰들러는 지난 몇 년간 유상증자 사례를 들어 소수주주들이 피해를 봤고 주식총수 확대도 이 같은 피해를 입힐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주식 총수를 확대하고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악영향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아울러 쉰들러는 포장공사업 목적 추가에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 2년간 정기 주주총회 때마다 올라왔던 정관변경안건으로 과거에도 쉰들러의 반대에 부딪혀 가결시키지 못했던 사안이다. 2013년 말 서울시로부터 수주한 가로변 정류소 개선사업 공사 진행을 위해 필요했던 정관변경안이었지만 쉰들러는 '기존 승강기 사업에만 집중하라'는 이유로 이를 반대했다.
정관변경안은 과반수만 찬성하면 되는 일반 안건들과 달리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과거 쉰들러는 35%에 달하는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독으로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정관변경안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현대엘리베이터가 안건으로 올렸던 특별결의 사안에서 쉰들러가 의사결정에 힘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쉰들러는 과거 잇따라 벌어진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21.5%까지 희석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쉰들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건들이 별 탈 없이 통과될 수 있었던 이유다.
쉰들러가 이례적으로 주주총회 전 정관변경안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했던 것도 이처럼 낮아진 지분율 탓으로 풀이된다. 주주들의 반대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번 주주총회에는 10명 남짓한 소수 주주들만 참여한데다 대부분 찬성표를 던지면서 쉰들러의 정관변경안 부결 목표는 수포로 돌아갔다.
다만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성토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한상호 대표이사가 퇴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한 주주로부터 나왔다. 그동안 회사 경영을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한 대표이사 퇴진을 외친 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속적인 영업이익 흑자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이 지속돼 회사 주식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 돼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연계해 맺어왔던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장기간 대규모 적자를 이어온 탓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역시 1288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2207억 원 순손실을 냈다. 파생상품 평가손실 탓이다.
누적 손실은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졌고, 이는 지속적인 유상증자의 빌미가 됐다. 주주들은 잇따른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희석되거나 추가 자금을 납부해야 하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4년 연속으로 대규모 순손실이 지속된 탓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결산일을 기준으로 한 올해 배당 역시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주들 입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었던 사안들이다.
한편 쉰들러는 정관변경안 통과 후 현 경영진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쉰들러 측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은 그 동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사업목적과 무관하게 사용하거나 부당하게 계열사 지원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일방적으로 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투명한 의사결정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