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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우량 공모채 활황 뒷전...3년째 사모 수요예측 트라우마, 부진한 실적…향후 조달에 부정적 영향 우려

황철 기자공개 2015-04-01 17:48:22

이 기사는 2015년 03월 30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신용등급 AA-)가 올해에도 초우량 공모채 시장의 풍부한 수요를 뒤로 하고 사모채로만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이후 3년째 단 한번도 정상적인 절차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이 정도면 극심한 수요예측 기피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년 연속 적자, 차입부담 증가, 불확실한 업황 등 공모 조달에 자신감을 떨어뜨릴 만한 상황인 건 분명하다. 2012년 두 번의 공모채 발행 과정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한 트라우마가 사모 조달의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AA급 초우량 기업으로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금리만 제시한다면 충분히 자금유치에 성공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사모 조달 집중으로 시장과의 소통에 소극적 행보를 지속할 경우 향후 차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수요예측 트라우마, 자초?

OCI는 30일 사모사채 시장에서 95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 3년물로 금리는 2.776%를 나타냈다. 전일 개별 민평 2.33%(KIS채권평가 기준)보다 45bp 가량 높다. 수요가 제한적인 사모사채 특유의 디스카운트를 적용받은 것.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총액인수했다.

OCI는 지난 2012년 두 번의 공모채 수요예측 실패 이후 사모사채로만 시장성조달을 집행해 왔다. 2013년과 지난해 각각 1000억 원, 300억 원씩의 사모채를 찍었다. 신고 의무가 없고 기업 정보 공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손쉬운 길을 택한 것이다.

OCI의 수요예측 트라우마는 따지고 보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2012년 당시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 시황 악화로 평판이 다소 떨어져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요예측 실패 원인은 과도한 금리 욕심 때문이었다.

OCI는 2012년 6월과 10월 각각 2000억 원씩 총 4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영업적자 구조 하에서도 개별민평을 크게 밑도는 희망금리를 들고 투자자 앞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채권을 찍은 삼성 계열 동종 기업 삼성정밀화학보다도 높은 대우를 요구했다. 주력 사업의 독보적 시장지위와 AA급의 우량한 신용도만으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모 회사채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두 번 모두 참패였다. 2012년 6월 25일 2000억 원 공모 당시 5년물 1000억 원 모집에는 기관 수요가 전무했다. 7년물 1000억 원도 700억 원의 미배정이 발생했다. 넉 달 뒤 6년물 2000억 원 발행 때는 희망금리 밴드 내 500억 원의 신청만 들어왔다. 미매각 물량이 1500억 원이나 쌓였다.

◇ 사모 일변도 이유는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AA급 공모 회사채 활황이 고위험 업종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조선·정유·건설사도 금리만 조금 얹어 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요를 모으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후 회사채 절대수익률이 떨어져 희망밴드를 다소 높게 설정하더라도 과거보다 비우호적 조건에서 발행할 가능성 또한 적다.

결국 부진한 회사 실적이나 계열 지원 부담 공개에 대한 두려움만 버린다면 공모 조달에 있어 이만큼 우호적인 시기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AA급은 물론 A급 기업까지 업황 부진을 막론하고 스프레드만 조금 올리면 수요예측에 무난히 성공하고 있다"라며 "향후 원활한 조달을 위해서도 장기간 공모채 시장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재무전략 상으로도 좋을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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