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 BBB급 모면할 듯..추락위험은 '여전' [Credit Outlook 점검]실적·재무개선, 트리거 충족…재무부담 지속, '부정적' 전망 유지 예상
민경문 기자공개 2015-04-02 08:48: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31일 0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과 대한항공(이상 A-, 부정적)은 한진해운에 대한 지속적인 재무 지원 이후 신용 우려가 커지면서 BBB급으로 강등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 하락 등 외부 환경 변화로 부진했던 영업실적이 흑자로 돌아섰고 재무구조도 상당부분 개선됐다. 그룹 지배구조 상 정점에 있는 ㈜한진 역시 신용위험 우려가 과거보다 줄었다. 두 기업 모두 당장 신용등급을 강등 당할 위험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물론 이 같은 재무실적 개선이 '부정적'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항공의 순차입금은 유상증자와 에쓰오일 지분 매각으로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12조 원대에 달하고 있다. 순차입금을 현재 영업현금창출력으로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버거워 보인다. 여기에 해외 호텔 사업 등 비주력 부문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그룹 전반의 신용을 갉아먹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실적, 신평사 하향 트리거 기준 상회
대한항공은 지난해(별도 기준) 매출액 1조 1680억 원, 영업이익 372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3년과 비슷하지만 180억 적자에 그친 영업실적을 흑자로 돌린 점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유가하락을 발판으로 영업비용을 4% 이상 줄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진해운 역시 영업이익 821억 원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자체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대한항공으로서는 핵심 신용위험 요소 중 하나인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이 다소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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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실질적으로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긴 했지만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혜를 이중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올 들어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킬 수 있던 것도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부담 감소와 무관치 않았다. 여기에 에쓰오일 지분 매각이 최종 완료되면서 9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 유입도 이뤄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이후 끊이지 않았던 BBB급으로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일정 부분 사그라들고 있는 분위기다. 그 동안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대한항공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해 왔지만 최근 실적만 보면 하향 트리거(trigger)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재무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조정순차입금/EBITDAR 7.5배 수준(별도) 유지여부를 모니터링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수치는 영업이익 개선으로 6.98배를 나타냈다. NICE신용평가는 EBITDAR/매출액 지표(연결)의 15%하회 여부를 트리거로 잡았는데 이 역시 17%를 넘었다.
◇㈜한진도 A-등급 유지할 듯…대한항공 지분 블록딜 가능성 주목
등급 강등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건 ㈜한진(A-, 부정적)도 마찬가지다. 한진해운과 직접적인 재무적 연관은 없으나 신용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한진이었다. 다행히 양사의 실적 개선과 함께 ㈜한진 역시 1인 가구 증가와 해외 직구 시장 성장 등으로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EBITDA마진(연결)이 2013~2014년 연속 5%를 상회하고 있어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은 한층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NICE신용평가가 하향 트리거(별도 기준)으로 삼았던 총차입금/EBITDA 배수(10배 이상) 역시 2013년 9.74배에서 지난해 6.37배로 줄어들었다.
최근 ㈜한진의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배정 분량이 20억 원에 그쳤다는 점도 채권 시장의 긍정적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재편 차원에서 보유중인 대한항공 지분(9.87%)을 처분할 경우 작년 말 기준 6661억 원의 순부채를 4000억 원대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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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 966%…차입금 규모 여전해 '부정적' 꼬리표 떼기 어려울 듯
시장 전문가들은 신용도 개선 측면에서 대한항공이 긍정적인 시그널을 나타내고 있다고 대체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 등급 전망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기준 14조 원이 넘는 순차입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부채비율(연결)은 966%로 2013년(736%)보다 오히려 급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으로 부채가 늘어난 데다 이익잉여금 감소로 자본이 줄었다"라고 밝혔다. 차입금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이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익 역시 마이너스가 불가피했다. 올초 에쓰오일 매각 대금의 유입과 증자로 1조 4000억 원이 유입되기는 했지만 순차입금 규모는 여전히 12조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조정총차입금/EBITDAR 배수(연결)의 평균이 6배수 내외로 개선될 경우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해당 수치는 7.9배(작년 말 기준)를 기록하고 있어 아직은 개선 여지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영업현금흐름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이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조현아 부사장 사임 이후에도 여전히 해외 호텔 등 비주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역시 대한항공 크레딧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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