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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해외 벌크선 영업계열사 청산 검토 2011년부터 자본잠식 늘어나…해운업 침체 영향

김창경 기자공개 2015-04-21 11:22: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7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2016년 안에 해외 벌크선 영업계열사 두 곳을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화 하고 있는 업황 침체기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 입장에서는 경영난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커지는 것보다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더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한진해운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100% 자회사 한진오버시벌크(HANJIN OVERSEAS BULK, 이하 한진벌크)와 한진오버시탱커(HANJIN OVERSEAS TANKER, 이하 한진탱커)는 지난해 각각 542억 원, 6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결과 자본잠식 규모는 -637억 원, -34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확대됐다.

한진벌크와 한진탱커는 용대선 사업을 포함한 해외 영업활동을 위해 영국과 싱가포르에 설립된 법인이다. 용대선 사업은 선주가 선박의 전부 또는 일부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사업으로 일반적으로 용선이라 칭한다. 영국은 벌크선 영업, 싱가포르는 탱커선 영업의 요충지로 꼽힌다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지던 해운업 호황기로 한진벌크와 한진해운은 88억 원, 12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07~2008년엔 용선료와 연동되는 BDI(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건화물시황 운임지수)는 중국과 인도 경제의 고성장 영향으로 1만 포인트를 넘어섰다. 물동량이 넘쳐나 배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당시에는 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배를 빌려 다른 사람에게 빌려만 줘도 중간 과정에서 10%의 이익을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해운업 경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물동량이 줄면서 용선료도 내려갔다. 지난 2009년 한진벌크는 109억 원, 한진탱커는 178억 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2011년엔 290억 원, 21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해운업 침체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당기순손실을 거듭해 자본잠식 정도가 커져 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배를 빌려준 해운사가 도산하면서 용선료를 받지 못해 손해를 본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며 "최근 BDI가 6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는 등 업황이 단기간 안에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용대선 사업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벌크와 한진탱커는 대서양 영업과 싱가포르 영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다"며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등 사업성이 저조해 2016년 안에 두 법인을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그동안 선박자산을 매각하고, 비수익 노선에서 선대를 철수시키며 비용절감 노력을 해왔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연간 이자비용은 3800억 원 수준에서 3000억 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엔 82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3년 4123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해운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지난해 실적개선은 기업의 펀더멘탈이 좋아진 것보다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며 "그러나 유가 하락만으로도 당분간 영업이익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한진해운엔 재무구조를 개선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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