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21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가 인수한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계륵 신세로 전락한 것과 달리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저축은행이 있다. 바로 한국투자저축은행(한투저축은행)이다. 신용대란, PF대출 대란이라는 큰 파고를 꿋꿋이 버티더니 한국투자증권에 인수된 후엔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무려 '15년 간의 흑자'. 올해 한투저축은행을 말해주는 대표 수식어다.
비결이 뭘까. 한 저축은행 관계자가 한투저축은행을 만날 때 마다 영업 비법을 물어보곤 하지만 매번 '별거 없다'는 대답만 반복한다고 한다.
정말 별 게 없다. 사업구조를 뜯어봐도 특별한 것이 없다. 다른 저축은행들처럼 중기대출, 햇살론, 부동산 담보대출 등을 운영하는 게 전부다. 다른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를 3.5% 대에서 주는 데 반해 한투저축은행은 2.2%를 얹어주는 게 고작이다. 그럼에도 한투저축은행의 총수신 규모는 매년 늘어난다. 금리가 낮아도 고객들이 돈을 맡길 만한 신뢰를 받고 있단 얘기다.
한 취재원은 꼼꼼한 '관리업무'를 꼽는다. 일례로 한투저축은행의 최근 3개년 햇살론 누적 취급액은 3000억 원으로 업계 1위인 반면 연체율은 다른 저축은행의 절반인 2~3%수준이다. 이는 회사가 전사적으로 고객들의 연체율 관리에 나선 결과다. 한투저축은행은 햇살론 관련 업무에만 20명의 인력을 투입, 고객의 부채 상환일, 연체일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룰' 역시 한투저축은행의 영업 비법로 꼽힌다. 한투저축은행은 상품의 대출 한도를 총 자산 규모(1조 4000억 원)의 20%인 2800억 원이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 때 수익이 짭짤했던 PF 대출부터 인기 많은 햇살론까지 모두 '20%룰'을 지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만으로 한투저축은행의 흑자 비결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만 혈안이 돼 있는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축은행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요즘이지만 금융당국의 생색내기 정책에, 여론의 고금리 뭇매에 피로감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투저축은행의 관리 영업은 적절한 대안이 될 듯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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