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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눈 돌린 신세계, 영구채 발행 성공할까 국민은행 보증 '신용도 우수'...한국물 품귀 현상 수혜

이길용 기자공개 2015-04-29 09:40: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7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부채비율 개선을 위한 수단으로 달러 영구채를 선택했다. 국민은행 보증을 받아 신용을 보강해 해외채 초도 발행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은행 보증 영구채 발행은 지난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한국물 발행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은행 보증이 들어간 채권에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물 가산 금리가 낮아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투자에 나서는 기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1금융권 신용보강...금리부담 낮춰

신세계는 3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유로달러 방식(RegS)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주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진행하고 내달 초 프라이싱을 나설 예정이다. 당초 신세계는 지난주 프라이싱을 계획했지만 광물자원공사가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서면서 조달 일정을 미뤘다. 주관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신세계는 영구채를 원화와 외화로 조달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신평사의 신세계 신용등급은 'AA+'로 매우 우량하다. 원화로 영구채를 발행할 경우 3%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신세계가 자체 크레딧으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을 받을 경우 BBB 등급 이상을 받기 어려워 외화 영구채 발행에 따른 금리 부담이 컸다.

신세계와 주관사는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국민은행의 보증을 추가했다. 국민은행이 보증하면서 국제 신용등급을 적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피치는 신세계 영구채 신용등급을 국민은행과 동일한 'A'로 평가했다. 발행금리는 국민은행 5년물 글로벌본드 유통금리에 20~40bp의 스프레드를 얹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발행 5년 뒤에 조기상환선택권(Call Option·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매 5년마다 기존 금리에 100bp를 얹는 스텝업(Step-Up) 조건을 추가했다. 투자자는 신세계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채권을 국민은행에 매각할 수 있는 권리(Put Right)를 보유한다. 일반적인 풋옵션과는 달리 자동적으로 매도권리가 행사된다.

신세계는 신평사들로부터 영구채 자본인정비율을 높이기 위해 이자지급의 임의성을 높이는 조항도 추가했다. 신세계는 회사 판단에 따라 이표금리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표금리를 주지 않으려면 주주에 대한 배당은 불가능하다. 이자 지급을 유예한다면 5년 뒤 신세계가 콜옵션을 행사할 때 지급하지 않은 이자를 몰아서 줘야 한다.

◇ 두산인프라코어 후 첫 등장

은행 보증 영구채는 지난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의 5억 달러 영구채 이후 처음으로 등장하는 상품이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는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40%씩 보증했고, 하나은행은 20%를 책임졌다.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에 대해 은행 3곳이 보증을 선 이유는 신용보강 비중이 50%를 넘을 경우 회계처리 과정에서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 포함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발행 전 은행들은 보증 영구채에 대한 BIS비율 위험가중치를 50% 수준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이에 제동을 걸고 위험가중치를 2배 늘린 100%로 확대했다. 은행들이 자본적정성 비율에 부담을 느끼면서 은행 보증 영구채는 자취를 감췄다.

신세계와 주관사는 새로운 구조로 은행 보증 영구채를 시도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영구채를 발행할 때는 3개 은행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회계 이슈가 발생했다. 신세계는 국민은행 1곳만 이번 딜에 참여시켜 SPC 없이 보증이 가능한 구조를 설계했다. 이로 인해 연결 기준 회계 이슈를 해결할 수 있었다.

◇ 한국물 품귀...투자자 몰릴듯

올해 4월 한국물 발행에 나선 발행사는 신한은행, 기업은행, 두산중공업(수출입은행 보증), 광물자원공사 등 4곳에 불과했다. 시장에 나온 한국물이 적어 이들은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Guidance)보다 15~20bp 낮은 수준으로 발행 금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한국물 물량이 적고 금리 수준이 낮아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은행들이 발행하는 코코본드와 하이브리드 채권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들의 신용도는 우수한데 금리를 일정 수준 더 높게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신세계 영구채는 사실상 국민은행이 발행하는 5년 만기 달러화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국민은행 채권에 투자한 것보다 20bp 이상의 금리를 더 챙길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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