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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아시아나 '대규모 유증' 제시했었다 입찰가 6007억 외 부대조건 별도 제안..사실상 인수비용 최대 1조800억

문병선 기자공개 2015-04-29 14:04:11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9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본입찰에서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은 입찰 가액을 제시해 유찰 가능성의 빌미를 제공한 호반건설이 인수 부대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유상증자안을 포함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만 개선시킬 뿐 채권단의 투자자금 회수에 도움이 안되는 방안이어서 금호산업 채권단이 의미있는 조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9일 호반건설 및 금호산업 채권단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현 재무구조만 볼 때 6000억대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만일 인수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시키겠다는 내용의 부대조건을 입찰서류에 포함시켰다.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확히 어느정도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지에 대해서는 기입돼 있지 않았으나 유상증자 및 재무구조개선안이 입찰조건에 들어 있었다"며 "아무래도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는 채권단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가격으로 6007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시장의 예측치나 채권단의 자체 기대금액보다 크게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유증에 나서게 되면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크게 불어난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갖고 있으므로 아시아나항공의 현 시가총액(약 1조6000억원)을 감안하면 100% 유증시 대략 48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6007억원의 인수금액에 더해 4800억원의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추가투입할 경우 호반건설이 감당해야 할 인수비용은 1조800억원대로 불어나게 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날 아침 한 언론사와 만나 "왜 유찰됐는지 모르겠다. 호반건설에서 조건을 세게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호반건설의 제안을 두고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호반건설의 이런 제안은 채권단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극대화 방침과 맞지 않는다. 기업 유상증자는 기업으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지 지분을 매각하는 채권금융회사로 자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안이 별다른 점수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지금의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를 보면 어떤 평가기관이 기업가치를 평가해도 이 금액(입찰가) 이상으로 베팅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외부 자문회사들의 가치분석 결과 모든 자문회사들이 금호산업 주식가치를 현주가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호반건설의 이 같은 제안은 채권단에서 의미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채권단이 어느정도의 매각 가격을 원하는 지를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있는데, 채권단의 공적자금 회수에 별 도움이 안되는 유상증자안을 포함시켰다"며 "만일 아시아나항공만 따로 떼어내 매각한다면 6007억원보다 더 많은 가격을 받지 못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유증은 채권단이 원하는 가격 이상을 주고 인수한 뒤 해야할 별도의 자체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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