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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실패' 금호산업 매각, 유찰되나 채권단 기대 최저가 못미쳐…박삼구 회장 5300억 인수 기회

길진홍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5-04-28 19:38:26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8일 1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망스런 금액이 나왔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본입찰에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채권단이 예상한 가격을 밑도는 데다, 인수의향을 밝힌 사모펀드들의 불참 속에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하면서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28일 "호반건설 제시 가격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며 "내부 논의를 더 해봐야겠으나 가격 조건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당초 금호산업 지분 매각대금으로 최소 8000억 원 이상을 기대했다. 작년 말 채권단 내부 자체 평가에서 주가와 지분가치 등을 반영한 최저 매각 하한으로 8200억 원을 산출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식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매각주관을 맡은 산업은행이 최저 매각 기준 가격(MRP)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금액은 채권단 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호반건설은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등을 반영한 금호산업 가치를 6007억 원(주당 3만907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채권단이 추산한 최저 매각가격과 2000억 원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호반건설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가치 평가액이 4000억 원으로 대부분 손실처리가 이뤄진 상황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저녁 7시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우선협상대상자선정 여부 등을 논의한다. 본입찰 마감 후 5영업일 이내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도록 돼 있으나 호반건설 단독으로 입찰에 들어오면서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찰로 결론이 날 경우 금호산업 매각은 새로운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공개매각을 다시 추진할 지, 프라이빗 딜로 전환해 박삼구 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개별 협상을 벌일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프라이빗 딜로 전환할 경우 3개 평가기관에 지분가치 산정을 의뢰해 박삼구 회장에 지분을 넘기도록 돼 있다.

물론 다시 공개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으나 이번에 흥행에 실패하면서 재입찰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반면 채권단이 호반건설 입찰가격을 받아들일 경우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확인실사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을 거쳐 8월께 거래가 종결된다. 이 기간 중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시장 예상가격을 하회하는 금액이 나오면서 박 회장은 자금 조달 부담을 더는 등 유리한 고지에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주당 3만 907원을 적용하면 박 회장이 지분 50%+1주를 사는데 필요한 자금은 53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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