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2%대 영구채, 달러 지급보증債 '모범 답안' [Korean Paper]지급보증 구조·자동매각 조항으로 투자매력 높여
정아람 기자공개 2015-05-07 10:41:29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6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2%대 금리에 달러화 영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은행의 지급보증을 통해 신용도를 보강하고 보증 구조를 단순하게 설계한 덕분에 당초 예상보다 조달 금리를 대폭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낮춤으로써 국내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쿠폰 2.625%…발행규모 6배 넘는 투자수요 모집
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신세계는 전날 밤 3억 달러 규모 달러화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번 채권은 미국 외 국가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유로본드(RegS) 형식으로 발행됐다. 최종 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 금리(5T)에 125bp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쿠폰 금리는 2.625%, 일드(yield)는 2.75%다.
신세계는 5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영구채 발행을 공식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모집 규모는 3억 달러, 최초 희망금리(이니셜 가이던스)는 5T+150bp로 제시했다.
정오까지 아시아 시장에서만 10억 달러가 넘는 주문이 접수되면서 신세계는 수정 가이던스로 최초 금리 대비 25bp 내린 5T+125bp(area)를 제시했다. 유럽 시장까지 투자자 모집을 마친 결과 총 80개 기관에서 20억 달러 가량 투자 수요가 유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대만, 호주 등의 대형 연기금이 다수 참여했다"며 "스위스 등 유럽 투자자도 일부 모집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최종적으로 아시아 투자자에게 발행금액 전액을 배정했다. 투자자 유형은 펀드 81%, 보험사 11%, 은행 5%, PB 3% 등으로 집계됐다.
영구채의 만기는 30년이며, 이후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신세계는 5년 뒤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으며, 행사하지 않을 경우 매 5년마다 100bp의 스텝업 금리가 가산된다.
◇자체 신용도 'AA+'급…자동매각 조항으로 투자자 편의성 높여
업계에서는 이번 영구채 흥행 요인으로 회사의 높은 신용도와 단순한 발행 구조를 꼽았다. 과거 국내 기업 중 달러화 영구채를 발행한 사례는 SK E&S와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있다. SK E&S의 경우 2014년 국제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되면서 이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영구채를 발행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3개 은행이 공동으로 특수목적기업(SPC)을 설립해 영구채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국제신용등급은 없지만 국내 신용등급(AA+, 안정적)과 재무지표가 우량한 회사"라며 "때문에 국민은행 한 곳이 직접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채권 자동 매각(put right) 조항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권에는 5년 뒤 신세계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별도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국민은행에 채권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어 투자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이다.
당초 관련 업계는 신세계가 원화 영구채를 발행할 경우 3%대 중후반 금리에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외화 지급보증채의 경우 보증을 제공하는 기관의 기존 외화채권(세컨더리) 대비 30~40bp 수준의 가산금리가 추가로 붙고 은행에 지급보증 수수료를 별도로 지급해야 해 최종 조달 금리는 4%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민은행의 5년물 세컨더리 금리가 5T+85~90bp인 것을 감안하면 지급보증채 가산금리로 35~40bp 가량이 추가된 셈"이라며 "쿠폰금리가 2%대로 결정되면서 부대비용을 모두 감안해도 원화 발행 대비 30~40bp 가량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번 채권은 국제회계기준(IFRS)상 전액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와 별도로 국내 신용평가회사는 자체적인 영구채 자본인정 비율에 따라 발행금액의 최대 80%를 자본으로 인정해 부채비율 및 신용도를 산정할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는 이번 영구채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국민은행 신용등급과 동일한 'A' 등급을 부여했다. 발행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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