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5월 08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귀하는 지난 4월28일 진행된 금호산업 인수 본입찰 결과 금호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음을 통보합니다."금호산업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와 산업은행 M&A실이 호반건설에 지난 7일 이메일로 보낸 거래 종결 최종 서한이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단독 응찰했으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호반건설과 거래 종결을 선언한 뒤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개최하고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개별협상(수의계약)을 진행키로 중지를 모았다.
그동안 많은 뒷말을 만들어 냈던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 '기행기'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호반건설은 다음주 쯤 그동안 금호산업 인수 준비 작업을 위해 수고해 준 회계 및 법률 자문사들과 '쫑파티'를 갖는다고 한다. 거래가 끝나면 으레 열리는 격려 차원의 '해단식'이다. 비록 금호산업을 인수한다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호반건설이 이뤄낸 조그만 성과를 자축하며 조촐하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일부 채권단이 보여준 섭섭한 태도나 정보의 문제 등에 대해 실망을 하기도 했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금호산업 M&A를 완주하며 많은 공부를 했고 다른 일을 할 때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호산업 M&A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맺고 있어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는 거래다. 호반건설을 향해서도 여러 뒷말이 나왔다. 종국에 가서는 시장의 예상보다 턱없이 낮은 6007억원의 입찰 가격을 써낸 것을 두고 처음부터 인수의지가 없었고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 역할에 그쳤다는 '호반건설 한계론'도 불거졌다. 반면 '승자의 저주'에 걸릴 정도의 무리한 베팅에 나서지 않아 적절한 입찰 전략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당장 광주 지역 재계에선 지역 유력 기업인 호반건설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큰 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됐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호반건설 다른 관계자는 "적절한 가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입찰을 했었는데 이런 시각이 있었다"며 "억울함이 없지 않지만 털어버리려 한다"고 말했다.호반건설은 쫑파티와 함께 그동안의 섭섭함과 억울함을 뒤로 돌리고 새로운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건의 다른 M&A 거래에 대해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업을 바라보는 일은 늘 흥미있다. 금호산업 M&A 참여 역시 호반건설를 달리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고 실제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신세계그룹과 같은 다른 유통 대기업이 중도 포기할 때 포기하지 않았다. 호반건설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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