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키우는 은행…농협은행 '군계일학' 국민銀 연초후 490억 이익…하나銀 "ELT 수요 많아"
송광섭 기자공개 2015-05-19 08:56:47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3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줄자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하기 시작한 데다 코스피가 2100선을 넘어서는 등 연초 이후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가파른 성장을 보인 반면 하나은행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7개 은행, 펀드 수익 5000억 달성 '기대'
12일 국내 주요 7개 은행(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 등)이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펀드 판매로 거둔 수익 규모를 조사한 결과 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490억 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점 수와 고객 수에서 타 은행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계열 증권사와 협업하는 선진형 자산관리 비즈니스 모델인 'PWM'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신한은행이 396억 원을 올려 국민은행을 바짝 쫓고 있다. 우리은행(213억 원), 농협은행(189억 원), 하나은행(180억 원) 등이 2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외환은행(111억 원)과 기업은행(106억 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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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국내 주요 은행들의 펀드 사업이 하반기 들어서도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 이후 4개월 동안 이들 7개 은행이 거둔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은 총 1685억 원에 달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기세를 유지한다면 올 연말에는 50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들이 펀드 사업에서 고전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다. 지난해 이들 7개 은행의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은 4673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5113억 원) 대비 440억 원 감소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283억 원)과 신한은행(-120억 원)의 감소 정도가 가장 컸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투자 수요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 중에서도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펀드 판매잔고는 전년보다 2조 원 가까이 줄었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 등 내홍을 겪으면서 펀드 사업에 주력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예대마진이 줄자 많은 시중 은행들이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데다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펀드까지 연일 상승 중이어서 펀드 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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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은행 펀드 수익 매년 증가…'주춤'하는 하나은행
올 들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189억 원의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억 원 늘어난 규모다. 성장률 역시 국내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56%를 나타내고 있다. 신한은행 13.7%, 외환은행 9.81%, 우리은행 6.46% 순이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초 펀드마케팅 조직을 대폭 손질했다. 공모와 사모펀드의 상품개발 담당자를 따로 둔 체제를 없애고 공·사모 구분없이 상품개발 담당자를 배치해 경쟁하도록 했다. 게다가 담당자들이 추진하는 펀드의 수수료와 보수 등을 계산해 성과평가에 반영키로 해 조직을 수익중심으로 바꿨다.
이러한 변화에 농협은행의 전체 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한 해에만 1조 4000억 원이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8조 2705억 원이었던 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3월 말 8조 7446억 원까지 불어났다. 올셋(Allset) 펀드와 단기국공채공모주 펀드, 자문형 사모펀드 등이 잇달아 흥행한 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김주하 농협은행장을 비롯해 각 지역영업본부에서 펀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며 "연초에는 계열 자산운용사인 NH-CA자산운용을 주축으로 대표투자 상품 올셋 펀드를 출시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국내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펀드판매 수익이 줄었다. 지난달까지 거둔 펀드 판매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억 원 줄어든 18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서 펀드보다 주가연계신탁(ELT)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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