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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플랫폼 사업 '네이버'만큼 키울 수 있을까 '100조 플랜' 달성, 기업가치 30조 증대 필요… M&A 등 향후 행보 주목

정호창 기자공개 2015-05-15 08:43: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4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2018년까지 계열 기업군(郡)의 가치를 10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규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플랫폼 사업의 가치를 국내 포털 업계 최강자인 '네이버'와 맞먹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선 현 사업구조나 자체 성장전략 만으론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어 향후 SK텔레콤이 플랫폼 관련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올 초 SK텔레콤의 새 수장이 된 장동현 대표는 지난달 2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플랫폼 혁신 전략을 통해 2018년까지 SK텔레콤과 관련 회사의 기업가치를 100조 원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당초 2020년까지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워 왔으나 장 대표 취임과 함께 목표 달성 시기를 2년 앞당겼다.

장 대표와 SK텔레콤이 밝힌 '기업가치'는 기업의 총가치를 의미하는 'EV(Enterprise Value)' 개념이 아닌 '지분가치(Equity Value)'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설명회 자리에서 SK텔레콤 기업군의 가치를 "지난해 말 기준 58조 원"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SK텔레콤 계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21조 6398억 원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아이리버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 2963억 원, 2887억 원, 1763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34조 7621억 원으로 SK텔레콤 계열 기업군 중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갖고 있다. 이들 다섯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58조 1633억 원으로 장 대표의 설명과 맞아 떨어진다. 순차입금을 포함한 이들의 기업가치(EV) 합계액은 64조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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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100조 원의 목표를 제시하며 "SK하이닉스가 45조 원 정도, 나머지 55조 원을 SK텔레콤 군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컴즈, 아이리버 등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계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23조 4000억 원이므로, 비전을 달성하려면 3년 안에 이들 기업군의 가치를 31조 6000억 원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이 주력사업인 이동통신업에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다 해도 3년 안에 기업가치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올릴 수는 없다. SK브로드밴드나 아이리버 등도 마찬가지다.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선 기업가치를 늘려 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SK텔레콤이 찾은 해답은 '플랫폼 사업'이다. 통신 기반의 차세대 플랫폼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SK플래닛을 중심으로 이러한 새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플래닛이 비상장사이기에 SK텔레콤이 차세대 플랫폼 사업을 SK플래닛 중심으로 성장시킨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 단 기간에 계열 기업군의 시가총액을 현재보다 크게 늘릴 수 있다.

문제는 SK텔레콤의 비전 달성을 위해선 SK플래닛(플랫폼 사업)의 가치가 현재보다 최소한 20조 원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1~2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20조 원 중반대로 끌어올리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의 가치를 수조 원 늘리면 55조 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곧 SK그룹의 플랫폼 사업이 3년 안에 국내 포털업계 1위 기업인 '네이버'에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네이버의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23조 4694억 원, 기업가치(EV)는 22조 7989억 원이다. SK플래닛 성장 목표치에 딱 맞는 수치다.

네이버가 현재의 기업가치를 갖기까지는 지난 1999년 설립 후 15년이 걸렸다. 인터넷 및 플랫폼 시장의 변화 속도가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막강한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어 네이버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해도 3년의 시간은 너무 짧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의 매출은 네이버의 절반 정도지만 영업이익은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플랫폼 비니지스 모델을 새로 개발한다고 해도 이런 질적 차이를 좁히기가 만만치 않아 플랫폼 사업의 가치를 3년 안에 20조 원 이상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자력으로 플랫폼 사업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기에 SK텔레콤이 향후 목표 달성을 위해 플랫폼 관련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M&A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 대한 SK텔레콤의 M&A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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