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01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플랜텍의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차환 발행하는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플랜텍의 재무 여력 악화로 차환이 어렵게 된 약 1000억 원 규모의 ABCP를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향후 워크아웃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당분간은 채권 회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포스코플랜텍은 2013년부터 이탈리아에서의 태양광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한 ABCP를 차환 발행해 왔다. 이탈리아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을 담당하는 다수의 특수목적법인(SPC)이 대출채권을 유동화했고 시공사인 포스코플랜텍은 이에 대한 채무 인수를 제공했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이 지난달 26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신용등급이 두 달만에 BBB에서 적기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뜻하는 C등급까지 떨어졌으며 ABCP 발행 주체인 SPC의 등급도 올해 초 A3에서 'C'로 추락했다. 결과적으로 ABCP의 차환 발행도 발목을 잡히게 된 형국이다.
포스코플랜텍은 그 동안 미라클제일차~제사차를 통해 약 1500억 원 규모의 ABCP를 차환 발행해 왔다. 이 중 미라클제이차(247억 원)와 미라클제사차(323억 원)는 올해 3월 4일과 3월 12일에 각각 12회차 ABCP발행을 성사시킨 바 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워크아웃이 표면화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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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라클제일차(500억 원)와 미라클제사차(417억 원)가 그 동안 발행해 왔던 ABCP다. 5월 초 포스코가 산업은행에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을 검토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만큼 차환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포스코플랜텍에 각 ABCP만기일인 5월 27일과 19일까지 채무 인수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주관사이자 업무 수탁자인 NH투자증권 입장에서 ABCP의 차환발행 중단은 곧 부도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포스코플랜텍의 법정관리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만기 연장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형상 차환 발행이 이뤄지긴 했지만 NH투자증권이 고스란히 해당 물량을 떠안게 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3일 채권단 회의를 통해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이 결정될 경우 NH투자증권이 손실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동양사태를 겪은 금융당국이 NH투자증권에 해당 ABCP의 리테일 판매 중단을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이번 포스코플랜텍과의 ABCP 거래를 주도한 담당자들은 합병 전 NH농협증권에서 근무해 왔다"며 "결과적으로 합병을 통해 우발 채무를 떠안게 되버린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지급보증한 업체가 사라졌을 뿐 이탈리아 태양광발전소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원리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충당금 설정으로 일부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현재 이탈리아 소재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을 통한 원리금 충당, 발전소 매각 또는 현지 은행을 통한 리파이낸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회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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