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01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검사 권한을 확보할 전망이다. 현재 중소기업청에만 검사 권한이 주어져 있지만 벤처조합 규모에 비해 담당 인력의 규모와 전문성이 부족해 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국벤처투자는 전 직원이 국내 창업투자회사 2~3곳씩을 전담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 법령 위반 등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책자금의 출자를 담당하는 한국벤처투자에 검사기능까지 부여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사후조치 관리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운용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시장감시실에서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검사 권한을 행사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등에 대한 내부 업무 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권한을 행사하는 시장감시실은 올해 초 조강래 대표가 한국벤처투자를 맡으면서 신설한 대표이사 직속기구다. 총 직원은 8명(정규직 6명+계약직 2명)으로 중기청이 위탁사업으로 진행하는 창투사 평가와 자조합 운용사(GP)의 전반적인 모니터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한국벤처투자에 검사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관련 법 개정 등의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벤처투자는 또한 전 직원이 창업투자회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 전담 직원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 직원 64명이 인당 약 2~3개의 벤처캐피탈을 지정 담당해 벤처캐피탈 정책 제안이나 제도 개선을 정취하고 법령 위반 등의 이슈를 상시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다. 수집할 정보는 벤처캐피탈 임직원과 대주주, 출자자, 특수관계인 등의 변동 현황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업계는 107개(4월 말 기준)의 창업투자회사와 각각 8개의 LLC와 신기술금융회사로 구성돼 있다. 각 회사별로 사전 점검보다는 법령 위반이나 이슈 발생시 문제점을 시정할 수 있는 사후 처리에 집중됐다.

한국벤처투자는 전 직원을 통해 수집한 업계 동향을 취합해 중기청에 보고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할 방침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이미 중기청에서 위탁받아 창투사 평가를 매년 실시해 왔다"며 "검사 권한을 부여 받는 부분이 확정되지도 않았지만 시행되더라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검사 권한을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재도 창투사 평가 등의 업무를 맡고 있지만 중기청이 담당할 업무를 위탁 받아 간접적으로 처리하는 것과 권한을 위임받아 직접 담당하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와 사후처리 과정이 모두 한국벤처투자의 출자사업과 연계돼 사실상 대부분의 창업투자회사가 종속 관리 될 수 있는 것이다. .

일각에서는 "신기술금융회사와 사모투자전문회사(PEF)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청 벤처투자과의 인력 부족으로 한국벤처투자에 검사 권한을 부여한 것 같지만 이 부분이 적합한 것인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은행·증권·보험 등이 검사와 감독기능이 금융감독원에 일원화 돼 있는 것과 같이 신기술금융사와 PEF를 포함한 창투사 관리도 통합 일원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