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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의 통합DB 구축, 제동걸리나 다른 LP, 정보 역차별 등으로 반대···중기청 vs 금융위 갈등 양상

김동희 기자공개 2015-06-15 08:14:48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1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투자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통합하려던 중소기업청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에 전권을 위임해 통합 데이타베이스(DB)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지만 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등 다른 유한책임사원(LP)이 반대하고 있어 창업지원법 시행령 개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기술금융회사를 관리·감독하고 있는 금융위원회측이 중기청이 추진하는 방안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어 금융위와 중기청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금융위는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신기술금융사의 납입자본금을 창업투자회사 수준으로 낮추려 했지만 중기청의 반대로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못했다.

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등 다른 LP들은 동등한 자격으로 출자에 참여하는 한국벤처투자가 벤처캐피탈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는 부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운용사 정보에 역차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모태펀드 출자없이 한국벤처투자조합(KVF) 결성을 못하는 상황에서 창업투자회사 등록부터, 정기 검사, 벤처조합 투자정보까지 모든 정보를 통합하게 되면 운용사들이 한국벤처투자의 입김에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

현재 금융위는 직접적인 반대의사를 내비치고 있지 않지만 창업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LP 담당자는 "한국벤처투자에 제공하는 정부의 각종 특혜로 동등한 LP의 지위에 이미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추가로 DB시스템까지 총괄하게 되면 운용사들이 다른 LP보다 한국벤처투자의 눈치만 살피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도 "한국벤처투자가 검사권한과 통합 DB시스템을 구축하면 벤처캐피탈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감시할 수 있게 된다"며 "정부의 주무부처가 할일을 출자기관이 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기술금융사까지 포함한 통합 DB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기청이 추진하는 DB시스템 역시 신기술금융사와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의 정보가 빠진 반쪽자리에 불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로부터 관리·감독을 받는 신기술금융사들은 창투사와 같이 벤처투자업을 영위 하고 있지만 중기청에서 발표하는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정확한 벤처투자 정보를 위해 정부의 주무부처가 우선순위가 되서는 안된다"며 "벤처투자의 콘트롤 타워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통합 DB(신기술금융사 포함)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재 중기청 등이 취합하는 벤처투자 정보가 너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통계 취합 목적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투자 회사 이름이나 출자자 정보 등 금융실명제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정보까지도 취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LP 관계자는 "벤처캐피탈 업계의 투명성과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좋겠지만 너무 과도한 정보를 이미 취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출자자나 투자기업에 대한 너무 상세한 정보는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할 소지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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