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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판'이 정말 문제였을까 [thebell note]

서정은 기자공개 2015-06-17 16:35:56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5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삼판(新三板) 시장을 아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있죠?" 유경PSG자산운용에 펀드 신고서 수정을 요구한 이유를 묻자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건넨 말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유경PSG자산운용이 제출한 RQFII펀드의 신고서에 수정을 요구했다. 펀드의 투자대상인 '신삼판' 시장 때문이었다. 그동안 유경PSG자산운용은 중국 주식, 채권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고 신삼판 시장의 기업공개(IPO) 참여 등을 통해 추가수익을 내는 중국 공모주펀드를 준비해왔다.

신삼판 시장은 중국판 '코넥스'로 불리는 중소기업 전용 장외시장이다. 중국 정부의 IPO 확대정책에 따라 성장가능성이 높지만, 유동성이나 투자위험은 상해 및 심천거래소보다 크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신삼판 투자가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시장이라 공모펀드가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아보인다"며 반려했다.

금융감독원의 결정에는 1세대 중국펀드의 트라우마가 작용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 시중자금을 수 조원 빨아들이던 중국펀드들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고꾸라졌다. 원금손실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대박의 꿈을 키웠던 투자자들은 맥없이 떨어지는 수익률을 바라봐야만 했다.

금융감독원은 중국펀드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가 다시 고꾸라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신삼판 투자를 막은 이유가 단지 시장의 위험성 때문이었다면 규제보다는 교육에 방점을 찍었어야 한다. 신삼판 시장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할 여력은 있는지, 실질적으로 투자위험을 고지할 수 있는지 운용사가 고민해보도록 지적하는 편이 나았다.

중국이 그렇게 유망한 시장이라면 앞으로도 투자 대상은 더 넓어지고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 그때마다 금융감독원이 모든 펀드에 대해 퇴짜를 놓을 수도 없다. 투자는 유연하게 허용하되, 위험을 명확하게 숙지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당국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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