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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잇단 정정신고...공모가 산정 '잡음' 시장조정·할인율 변경으로 기존 가격대 유지…공모 일정 차질 우려한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5-06-23 09:34:43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9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노션의 상장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증권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잇따라 잡음을 내고 있다. 비교기업 실적을 잘못 기재하는가 하면 이후 시장 조정 실시와 할인율 변경 등을 통해 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노션이 18일 제출한 정정신고서에 나타난 '할인율 및 공모가 밴드 산정 배경'과 관련해 더벨이 문제를 지적하자 하루만에 정정신고서를 재차 제출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존 공모가 밴드를 유지하기 위해 할인율 및 시장 조정 논리를 합리화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공모가 밴드가 높아질 경우 정정신고서 제출 등으로 예정된 공모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을 주관사 측이 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노션은 지난 18일 정정신고서를 통해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 중 하나인 일본 덴츠(Dentsu)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을 대폭 수정했다. 기존 신고서에는 3배 가까이 부풀려 기재돼 있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 측이 수치 입력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당기업의 주당수익비율(PER)도 올라가면서 이노션의 공모가 밴드(6만 4000~7만 1000원) 역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주관사 측이 할인율을 특별한 이유 없이 3~4%포인트 가량 높게 잡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문제 삼아 할인율 배경 등 공모가 산정 내역을 보완할 것을 주관사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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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은 19일 오전 정정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는데 당초 신고서에 없었던 시장 조정 부분이 추가됐다. 앞서 "개별 유사회사의 실적에 따른 주가 추이는 해당 시장 내 전체 기업의 실적에 따른 주가 추이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나라별 주식시장의 차이를 고려해 구조적 할증 및 할인요인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피어그룹이 속한 상장시장과 코스피를 비교, 각각의 할인율을 고려한 시장조정 PER를 별도로 적용했다. 해외시장의 PER평균이 코스피의 PER평균치보다 높은 경우, 이를 일치시키기 위해 할인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결국 이렇게 해서 조정된 PER를 기준으로 산정한 이노션 지분 주당 평가가액은 8만 1150원으로 앞서 8만 4600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공모가 할인율을 또 다시 바꾼 것이다. 종전과 달리 할인율 책정 배경을 기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설득력은 떨어진다. NS쇼핑, 경보제약 등 올해 실시된 거래소 상장 기업의 공모가 할인율 평균(16.88%)을 참고했다는 건데 어떻게 이노션에 적용된 할인율(12~21%)을 정하게 됐는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증권사 IB관계자는 "IPO추진 기업이 공모가 밴드를 정하는 과정에서 해외 거래소와의 차이를 고려한 시장 조정까지 실시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공모가 할인율 역시 주관사와 발행사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두 번이나 변경을 하는 건 처음부터 기존 공모가 밴드를 유지하려는 노림수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신고서 기재 내용 중 핵심인 공모가 밴드가 바뀔 경우 해당 기업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금감원 결정에 따라 자칫 효력 발생이 늦어질 수도 있다. 현재 이노션의 신고서 효력 발생일은 오는 24일이지만 공모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이노션은 당장 22일부터 홍콩과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런던·뉴욕까지 약 2주 일정으로 해외 로드쇼가 예정돼 있다.

시장 관계자는 "특히 주관사 입장에서는 공모가 밴드 변경으로 당초 계획했던 국내외 기관 IR을 포함한 상장 일정이 늦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했을 수 있다"며 "비교기업이 되는 업체의 실적을 3000억 원 이상 잘못 기재한 것부터 NH투자증권이 적지 않은 실수를 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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