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24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인베스트먼트가 사모펀드(이하 PE) 사업을 정리하고 벤처투자 사업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벤처투자(VC) 사업 철수 우려와 정반대의 행보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그룹내 사업부 재편을 통한 시너지 제고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향후 투자확대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0월까지 한화자산운용에 PE사업부를 양도키로 했다. 총 양도 규모는 67억 5300만 원이다.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자산양수도 배경과 관련해 "사업역량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과 중복되는 PE사업부를 정리하고 창업투자회사 본연의 역할인 벤처투자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일단 한화인베스트먼트는 부진했던 일부 사업을 정리해 세분화된 전문사업 추진 여력을 갖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말까지 총 5개 PEF를 운용해 왔다. 약정총액은 총 715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일부 PEF의 경우 시니어급 인력 이탈에 따른 운용중단과 부진한 투자소진, 주요 유한책임사원(LP)들의 관리보수 미지급 등이 겹치며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업계에서는 자산 양수도를 통해 한화인베스트먼트가 벤처투자부문 철수 우려 해소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조직개편 과정을 둘러싸고 벤처투자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철수설에 휩싸여 왔다.

개편을 통해 기존 투자 2, 3 본부로 운용되던 PE사업부가 1개 본부로 통합됐고, VC본부는 1개 본부가 추가됐지만 이 과정에서 조합 운용을 담당하던 일부 핵심 인력이 이탈하며 벤처투자 사업 철수 우려가 흘러나왔다. 한화인베스트먼트가 이전 주요 LP들의 출자제안을 거절했던 점이나 한우제 대표이사가 PE전문가로 대내외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역시 벤처투자 사업 철수론에 힘을 실었다.

한화인베스트먼트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LP나 업계에서는 철수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양수도를 통해 이 같은 우려는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자산 양수도는 사업별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이라며 "이전 강조했던 것처럼 창업투자회사로서 벤처투자에 대한 집중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조직개편이후 일부 핵심 운용인력들을 대신한 보강작업을 지속하고 있어 조만간 인력 구성에 대한 우려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산양수도를 통해 유입되는 68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은 한화인베스트먼트의 재무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실적 부진과 이자비율 증가, 지분법이익 감소 등이 겹치며 재무구조가 다소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자산양수도를 통해 거둬지는 현금성 자산은 7월 주식병합(감자)와 함께 증자효과로 이어져 재무구조 안정화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주요 LP와 함께 추진중인 대규모 펀드 조성을 앞두고 조합운용사(GP)의 출자 여력을 확보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최소 2개 이상의 조합 결성을 목표로 한만큼 유동성 확대를 통해 GP출자금 마련 부담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한편, 한화인베스트먼트는 다음달 2일 보통주(액면가 5000원) 2.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말 자본잠식률 58.98%(연결기준)를 기록했던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총 380억 원의 감자 차익을 통해 결손금 보전과 함께 이익잉여금 마련을 통한 추가적인 자본잠식 리스크를 해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