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gue Table] 채권발행 호기...3년만에 100조 향해 순항[DCM/Overview]만기 장기화 가속도…A급 비중도 확대
임정수 기자공개 2015-07-01 10:48:37
이 기사는 2015년 06월 30일 2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상반기 회사채 시장(DCM)은 기업 자금조달의 최고 호기였다. 기준금리가 1.5%까지 떨어지면서 우량기업은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AAA급은 1%대, 웬만한 A급 기업도 2%대의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졌다.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속도를 냈다. 회사채 차환은 물론 은행 차입금과 기업어음(CP)도 장기 채권을 발행해 갚았다. 2분기 들어서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금 조달 시기를 앞당기는 기업도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회사채 발행액이 50조 원을 넘어서면서 3년 만에 연간 100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 수요 역시 폭발했다. 연기금, 보험회사,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회사채 사재기에 나섰다. 정부의 공사채 발행 억제는 크레딧물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고금리 회사채를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회사채 만기는 길어졌고, A급 회사채 비중도 확대됐다.
◇ 상반기 51조 발행 '역대 최대'…금리인하·ELS 일조
30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까지 발행된 일반회사채(SB), 여전채(FB),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합산한 국내 공모 채권 발행액은 50조 6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5조 402억 원보다 5조 60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2012년에 50조 11246억 원어치 발행된 이후 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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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B와 FB 발행액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SB와 FB 발행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조 5000억 원과 3조 9000억 원 늘었다. ABS가 1조 8000억 원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회사채 발행 증가의 핵심 배경으로 꼽고 있다. 상반기 내내 한국은행이 금리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기대가 일면서 회사채 투자 수요 기반을 확대시켰다. 기업들도 금리가 낮을 때 싼 비용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ELS 급증은 여전채 발행 확대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역대 최저금리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ELS로 눈을 돌렸다. ELS를 발행해 유입된 자금을 증권사들은 주로 여전채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회사채 발행액이 100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에도 기업들이 자금을 미리 조달해 놓자는 심리가 유지되면서 회사채 발행액 증가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운영자금 비중 절반 이상…회사채 선조달 결과
기업들이 회사채 선발행에 나서면서 자금 용도는 운영자금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반기에 발행한 SB 중 운영자금 명목으로 발행된 회사채는 13조 7692억 원으로 전체의 56%에 달한다. 지난해 44%였던 것에 비하면 12%포인트 가량 비중이 늘어났다.
시설자금도 전년 동기 1조 8452억 원에서 올해 2조 260억 원으로 4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차환 자금은 같은 기간 8조 6530억 원에서 7조 6000억 원으로 1조 원 가량 줄었다. 차환 자금의 비중도 전체의 41%에서 31%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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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기업의 수익성이 줄면서 일상적인 운영자금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면서 "차환이나 투자 등 확실한 목적이 없는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표기하면서 운영자금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풀이했다.
◇ 금리 높은 투자처 선호…만기 장기화 가속도
기업들이 싼 이자로 장기채를 발행하려고 하면서 회사채 만기의 장기화 추세도 가속화했다. 투자자들도 가급적 높은 금리의 채권을 선호하면서 장기채 발행이 확대됐다.
만기가 3년 미만인 SB 발행액은 1조 1250억 원으로 전체의 4.6%에 불과했다. 단기 회사채의 경우 주로 만기가 1~1년 6개월인 BBB급 채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BBB급 회사채를 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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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기 회사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비중이 축소됐다. 상반기 중 3~4년 만기 SB 발행액은 8조 620억 원으로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전년 동기 비중이 38%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이다.
대신에 7년 이상 회사채 발행액이 크게 늘었다. 만기 7~10년인 SB 발행액은 2조 6380억 원에서 4조 6250억 원으로 1조 원 가량 증가했다. 비중도 11%에서 19%로 확대됐다. 만기 10년 이상인 SB도 같은 기간 2조 4400억 원에서 3조 4300억 원으로 증가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 까지는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 간 스프레드가 적은 수익률곡선 플래트닝(Flattening) 현상이 지속됐다"면서 "그만큼 금리가 높은 장기물을 찾는 투자 수요가 많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조금 더 싼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장기 회사채를 선호하는 투자자 사이에 수급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장기채 발행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A급 기업에도 훈풍…양극화는 여전
잇따른 금리 인하는 A급 회사채 발행 증가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이 국공채 수익률과 별반 차이가 없는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A급 회사채로 옮겨간 결과다.
AAA급 SB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5%에서 올해 상반기에 15%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발행액은 6조 3884억 원에서 3조 6800억 원으로 3조 원 가까이 줄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AAA급 기업 수가 줄어든데다 초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감소해 AAA급 회사채 발행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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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A급 회사채는 11조 5456억 원에서 15조 6200억 원으로 증가했다. A급 회사채도 2조 8968억 원에서 4조 9160억 원으로 늘었다.특히 A급 회사채 비중은 전체의 14% 수준에서 20%로 대폭 증가했다. AAA급 회사채 발행이 줄어든 대신에 AA급과 A급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금리 하락으로 투자 수요가 A급 회사채로 이동하면서 A급 기업의 자금 조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AA급 이상 회사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BBB급 기업은 시장에서 소외돼 있어, 회사채 시장 양극화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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