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16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에 구조조정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올해 들어 비핵심 사업 철수와 분사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그룹 경영진단에 따른 후속조치들이다.크로스보더 M&A 투자 등 수 천 억원을 투입한 HDD모터사업부를 정리한데 이어, 파워모듈과 튜너, ESL(Electronic Shelf Label, 전자가격표시장치) 사업부는 분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추가 최고급(프리미엄) 사양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옮겨가면서 수익 구조가 무너졌다. 높은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연 매출은 7조 원 대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6억 원에 그쳤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0.02%에 불과했다. 그룹이 움직였다. 고강도 경영진단이 진행됐다. 수 개월 간 진행된 감사 결과 도출된 답은 명확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
구조조정 미션을 부여받은 이윤태 신임 대표이사는 거침없이 칼을 휘둘렀다. 칼은 저수익·저성장 사업부를 향했다. 매몰 비용 부담도, 신수종 육성 사업이란 특수성도 방패막이 될 수 없었다. 경쟁력을 갖춘 기술 집약적 사업부만이 광풍을 피해갔다.
일본 2위 업체 인수와 신규 출자 등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HDD모터 사업이 1순위로 퇴출됐다. 현재는 해외 자산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의 대표 신수종 사업인 ESL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ESL은 유통 매장에서 과거 종이에 표시했던 상품명과 가격 정보를 소형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디지털 장치로, 빠른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 분야다. IT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기에게 ELS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도전이자 미래 성장동력이었다.
기업설명회(IR) 때마다 ESL 사업 성과와 투자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기대와 애착이 컸다. 시장에서도 ESL 사업이 삼성전기의 의존형 수익 구조를 타개할 첨병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ESL사업을 포기했다. 사업 구상도, 추진 역량도, 미래 발전 계획도 마련해 두고 있지만 이별을 택했다. 포기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전기가 가장 잘 할수 있는 사업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은 고통스럽고 잔인하다. 온전히 내 몸이 었던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 후유증이 없다.
삼성전기의 칼은 날카롭고 정확했다. 잡음도 크지 않다. 기본과 원칙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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