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 완전자본잠식 빠지나 자체 순손실 1400~1500억 달할 듯…포스코 자금지원 가능성 낮아
강철 기자공개 2015-07-20 09:15: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7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2분기 포스코플랜텍에서만 17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포스코플랜텍이 6월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포스코는 지난 15일 2분기 연결기준으로 117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4872억 원 대비 3700억 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포스코플랜텍이다. 포스코는 2분기에만 포스코플랜텍 관련 손실이 1700억 원 가량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700억 원에는 영업권 손상에 따른 손실과 포스코플랜텍의 자체 순손실이 포함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포스코플랜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60.8%로 높였고, 이에 따라 지난 1분기부터 포스코플랜텍의 전체 손익을 연결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영업권 손상 금액은 200억~3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할 때 포스코플랜텍의 2분기 순손실은 1400억~15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1400억~1500억 원의 순손실이 났을 경우 포스코플랜텍은 6월 말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포스코플랜텍의 자본총액은 1434억 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자금 수사와 대출금 연체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공장 가동 중단을 포함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업외비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및 재무상태의 악화는 현재 진행 중인 회생절차 추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산업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금융기관 12곳은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채권단과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실사를 마친 후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회생 절차에 돌입할 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포스코에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수혈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워크아웃을 중단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스코가 최근 부실 계열사 정리를 핵심 과제로 천명한 만큼 포스코플랜텍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실적 설명회에서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수를 반으로 줄이고, 해외 연결법인의 30%를 감축하는 등 부실한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 원을 지원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포스코플랜텍이 밀린 채무를 상환하고, 원활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3000억 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에 정통한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경우 포스코가 가진 지분의 가치가 사실상 '0'이 되는 셈"이라며 "계열사를 25개나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재무상태가 나빠진 회사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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