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없다던 신세계, 예비입찰 참여 속내는 서울고속터미날 지분 사수 절실…"일단 참여" 중론
김일문 기자공개 2015-07-29 11:05:55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3일 12: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신세계가 참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을 사수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이지만 딜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23일 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20일 진행한 동부익스프레스 예비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예비입찰에는 한국타이어와 CJ대한통운, 현대백화점 등 10여 곳이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의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추진이 의외라는 평가다. 불과 한 달 전 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이 관심없다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지난 달 대한상의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난 정 부회장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와 관련해 보고 받은 적도 없고,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세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확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11.11%를 갖고 있다.
신세계는 센트럴시티를 통해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48.29%를 확보한 단일 최대주주지만 지분을 늘려야 할 필요가 분명한 상태다. 신세계 강남점을 필두로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세계는 서울고속버스터미날 개발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부선과 호남선을 통합하고, 센트럴시티를 포함한 복합몰 방식의 신세계 타운 건립을 목표로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면 서울고속터미날 지분을 3분의 2 이상 확보해야 한다. 정관 변경 등 특별 결의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지분을 67%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동부익스프레스 원매자로 현대백화점과 CJ대한통운이 뛰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백화점은 동종 업계 경쟁자라는 점에서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을 움켜쥘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3년 핵심 점포였던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에 빼앗긴 경험이 있는 신세계로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날을 두고 현대백화점과의 불편한 동거가 거슬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의 등장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간 상속 분쟁에서 나타났던 범 삼성가 오너의 입장차이로 CJ그룹과 신세계그룹간 감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당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집안의 화목을 강조하면서 이맹희 전 회장측의 승복을 받아들이라는 식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명희 회장은 특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이는 암묵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많았다.
따라서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완주하지 않더라도 일단 경쟁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절박한 판단에 따라 예비입찰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업적 시너지보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신세계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세계의 단독 인수 보다는 향후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분리 매각을 염두에 둔 컨소시엄 구성 등의 움직임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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