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 경영권 분쟁 포기할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향후 공방 위한 '명분 확보' 목적 짙어
정호창 기자공개 2015-08-07 10:28:12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6일 1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중 상당수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처분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합병 주주총회에서 완패한 엘리엇이 '출구전략'을 가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그룹과의 공방전을 이어가기 위한 '명분 쌓기' 목적이 짙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삼성물산 보유 지분 7.12% 중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한 4.95% 전량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물량이 보유 지분의 3분의 2가 넘는 대규모라는 점 때문에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삼성그룹과의 대결에서 '완패'를 인정하고 철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안 승인을 막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아니라 중간배당과 관련한 정관 변경도 실패했다"며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모두 패소하는 등 삼성그룹과의 공방에서 꺼내든 여러 카드가 모두 무위로 돌아가자 앞으로의 공방에서도 큰 실익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판단 하에 출구전략을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의 사정에 밝은 투자은행(IB)업계의 해석은 다르다. 글로벌 IB업계 관계자는 "먹잇감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로 유명한 벌처펀드의 대표주자인 엘리엇이 그리 쉽게 물러날 것이라 보긴 어렵다"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완성되지 않은 만큼 엘리엇은 앞으로도 계속 투자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물산 지분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출구전략 보다는 향후 공방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며 "삼성물산을 상대로 한 합병 무효 소송이나 삼성화재와 삼성SDI 등 삼성물산 주주 기업에 대한 소송 등에 대비한 '명분 확보' 차원의 행동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을 때 재판부가 '합병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 포석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엘리엇 관계자는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라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엘리엇은 주주로서의 권리와 투자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달 임시 주총 결과와 관련된 사항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계속 공세를 이어갈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엘리엇이 향후 삼성그룹과의 분쟁에서 외국인 투자자나 소액주주 등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합병 반대를 꾸준히 주장해 온 입장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지지세력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본인들의 의지를 시장에 재각인 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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