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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혁 회장 현대상사 주담대 상환…지분스왑 수순? 현대C&F 최대주주 등극 가능성 높아…육류 유통사업 시너지 모색

강철 기자공개 2015-08-13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2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현대종합상사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만기가 6개월 남은 시점에 상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종합상사 주식을 오는 10월 분할신설되는 현대C&F 주식과 스왑하기 위한 질권해지 조치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정몽혁 회장은 2011년 2월 현대종합상사 주식 40만 7000주를 담보로 외환은행으로부터 차입한 60억 원을 최근 전액 상환했다. 이로써 2012년 2월부터 1년 단위로 연장돼 왔던 주식담보대출 계약은 해지됐다.

대출금의 만기는 2016년 2월이었다. 상환 시점이 6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차입금을 모두 갚은 셈이다.

이에 대해 종합상사 업계 일부에서는 정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종합상사 주식을 오는 10월 분할신설되는 현대C&F 주식과 바꾸기 위해 선제적으로 질권을 해지한 거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식 스왑을 통해 현대C&F를 사실상의 정 회장 개인회사로 만들 거란 관측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5월 브랜드·산업유통 부문의 인적분할 및 신규법인인 현대C&F의 설립을 결정했다.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분할기일은 10월 1일이다.

주주확정일인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정 회장은 현대종합상사 주식 185만 2694주(8.30%)를 가지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의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499만 2782주(22.36%)를 보유 중이다. 인적분할에 따라 정 회장과 현대중공업은 현대C&F 지분도 각각 8.30%, 22.36%를 갖게 된다.

현대C&F가 그룹 상표권 임대와 육류제품의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할 예정인 만큼 현대중공업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사업적 시너지를 모색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분할 후 곧바로 현대C&F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C&F 지분을 현대종합상사에 매각하거나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종합상사 지분과 스왑할 거란 구체적인 전망이 제기돼 왔다. 이 중에서도 정 회장이 주식 교환을 통해 현대C&F 최대주주에 오른 후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할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종합상사 지분과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현대C&F 지분을 전량 교환할 경우 정 회장은 현대C&F 지분율을 30.66%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현대중공업 역시 현대종합상사 지분율을 높이며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는 브랜드·산업유통 부문은 지난해 1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현대종합상사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한다.

이문희 여사, 정두선 현대종합상사 차장, 정우선 씨 등 정 회장의 직계 가족이 주요 주주로 있는 현대에쓰앤에쓰와의 시너지도 모색할 수 있다. 현대에쓰앤에쓰는 지난해 급식업체인 현대캐터링시스템 지분 19.8%를 매입하는 등 조리, 외식, 급식 사업의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현대C&F와 현대에쓰앤에쓰가 안정적인 육류 수급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셈이다.

종합상사업계 관계자는 "분할 이후 현대중공업이 현대C&F 지분을 어떠한 형태로든 처리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다른 현대가 오너들에 비해 사업적 기반이 약한 정 회장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부를 개인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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