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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일감 규제 회피 '3형제'만 남았다 김승연 회장 부부, 개인회사 처분…3세 김동관 등 소유 한화S&C 처리 과제로

박창현 기자공개 2015-08-26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4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전방위적인 재배구조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김승연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공정위 일감 규제 대상 계열사들을 올해 들어 연달아 처분했다. 규제 회피를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 등 3형제가 소유하고 있는 한화S&C 처리 방안 마련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위는 2013년 대기업 계열사 간의 부당한 내부 거래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 원 이상이거나, 내부 매출 거래 비중이 12%가 넘는 곳이 규제 대상이 됐다.

한화그룹은 ㈜한화와 에스엔에스에이스, 한화S&C, 한컴 등 4곳이 포함됐다. 개정안 시행 후에도 잠잠하던 한화그룹은 올해 들어 일감 수혜 계열사들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광고대행 계열사인 '한컴'이 첫번째 타자로 나섰다. 한컴은 김승연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 한화 갤러리아 고문이 지분 30.13%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지분도 오너 3세들 개인회사인 한화S&C가 들고 있었다. 100% 가족 회사인 셈이다. 내부 거래 비율도 높았다. 지난해 계열사 내부 일감만 471억 원 어치를 받았다. 전체 매출(690억 원)의 68.3%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정위 규제 대상에도 포함된 한컴은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컴 주주인 서영민 고문과 오너 3세들은 지난 7월 보유 지분을 모두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 '오리콤'에 넘긴다. 이 거래로 오너3세들은 163억 원, 서 고문은 7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뒤를 이어 김승연 회장이 개인회사를 처분했다. 김 회장은 최근 100% 지분(10만 2000주)을 보유하고 있던 경비·시설관리 개인회사 '에스엔에스에이스'를 한화63시티에 매각했다. 처분 가격은 총 180억 원이다.

표면적인 거래 이유는 그룹 시너지 창출이다. 한화63시티는 부동산 비지니스의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주식 취득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스엔에스에이스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라는 점에서 회피 목적이 강한 거래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에스엔에스에이스는 그룹 시설 관리와 정보통신 공사, 경비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 877억 원 가운데 62.7%에 해당하는 550억 원을 계열사 일감을 통해 벌어들였다. 김승연 회장이 보유 지분을 처분하면서 에스엔에스에이스 역시 자연스럽게 공정위 칼 끝을 피하게 됐다.

또 다른 규제 대상인 ㈜한화는 전체 매출(5조 570억 원)에서 국내 내부 일감(2979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5.8%에 불과하다. 또 방산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효율성과 보안성, 긴급성 등의 제외 조항을 적용받을 가능성도 높다. 더군다나 오너 지분율이 규제 기준인 30%를 갓 넘긴 31.65% 수준이기 때문에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운신의 폭이 넓다는 평가다.

결국 오너3세들 소유의 한화S&C 처리 문제가 한화그룹의 공정위 이슈 해소를 위한 당면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화S&C는 2001년 설립됐으며, 그룹 네트워크 구축과 컨설팅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한화(66.67%)와 김승연 회장(33.33%)이 출자를 했다.

하지만 2005년 보유 주식이 모두 김 회장의 세 자녀들에게 넘어가면서 오너3세들 개인 회사로 탈바꿈된다. 현재는 장남 김동관 상무가 50%, 차남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과 3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가 각각 25%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후 한화S&C는 탄탄한 내부거래를 토대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경영권을 확보한 2005년 당시 1222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10년 만에 8배 가량 성장했다. 한화S&C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938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년 간 흑자가 나면서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 역시 15억 원에서 4359억 원으로 늘었다. 한화S&C는 작년 전체 매출 4116억 원 중 51.9%에 해당하는 2139억 원이 내부일감이었다. 한화건설과 한화첨단소재, 한화생명보험 등이 주요 고객사다.

업계는 한화S&C가 차기 승계 주역인 오너 3세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라는 점에서 당장 지분 처분에 나서기 보다는 외부 매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3세들의 지분 가치를 더 높인 후, 한화그룹 내 핵심 계열사와 합병 등을 통해 전체 그룹 지배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한화그룹은 한화S&C의 외부 매출 비중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수합병(M&A) 매물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S&C 처리 문제는 한화그룹 전체 지배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밖에 없다"며 "원할한 승계 작업을 위해서라도 인수합병 등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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