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늘리는 '한화S&C', 외형확장 나서나 1000억원 현금 '역대 최대'..오너 3세 지배력 확대 포석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5-08-28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6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후계 승계 '키'를 쥐고 있는 한화S&C가 안정적인 내수 일감을 발판삼아 내부 현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주주인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에 발맞춰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26일 한화S&C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S&C는 작년 말 기준으로 977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전년도 503억 원과 비교해 94%나 늘어난 수치다. 2005년 김동관 상무와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 등 오너 3세가 한화S&C 경영권을 확보한 이래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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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한화S&C의 투자 여력 확보가 오너3세들의 경영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은 지난해부터 그룹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팀장이 지난해 2월 한화그룹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했고, 3남 김동선 과장도 같은 해 10월 한화건설에 들어갔다. 이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던 장남 김동관 상무는 올해 한화큐셀 이사회에 합류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에 발맞춰 오너 3세들도 본격적인 후계 수업을 받게 되면서 한화S&C 행보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너 3세들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한화S&C는 내부 일감 수혜로 내부 잉여금만 4350억 원 달하는 초우량 계열사다.
2001년 설립 당시에는 ㈜한화(66.67%)와 김승연 회장(33.33%)이 주주였다. 하지만 2005년 보유 주식이 모두 김 회장의 세 자녀들에게 넘어가면서 오너3세들 개인 회사가 됐다. 현재는 김동관 상무가 50%,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과 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한화S&C는 오너3세로 최대주주가 바뀌자 공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섰다. 그 해 곧바로 계열 광고대행사인 한컴 지분 100%를 취득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집단에너지 계열사인 군장열병합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에 대규모 출자를 단행했다. 2010년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업체인 '휴먼파워'도 설립했다.
현재 이들 자회사들은 한화S&C 고속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수백 억원에서 수 천억원에 달하는 내부 일감을 확보하면서 알토란같은 실적을 냈다. 한컴은 지난해 계열사 내부 일감만 471억 원 어치를 받았다. 전체 매출(690억 원)의 68.3%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화S&C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최근 한컴을 두산그룹에 팔았고, 그 대가로 163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군장열병합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이 합병돼 탄생한 '한화에너지'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군산2국가산업단지 내에 열병합 발전소를 갖고 있으며, 전기와 열을 산업 단지 입주업체에 팔아서 수익을 얻고 있다. 최대 매출처는 한화케미칼로 작년 한 해 동안만 총 매출의 32%에 해당하는 1499억 원 어치의 거래를 했다.
휴먼파워도 작년 매출 180억 원 가운데 63%가 넘는 113억 원을 계열사 내부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한화S&C와 한화생명보험, 한화갤러리아 등이 주요 고객사다.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화S&C는 외부 매출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오너가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규 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집단에너지사업과 SI 서비스 부문에서 더 이상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는 한화S&C가 장기 성장 전략을 마련한 뒤 궁극적으로 삼성그룹과 같은 승계 방식을 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의 지분가치를 키운 후 다양한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던 삼성물산과 합병해 후계 승계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S&C 역시 궁극적으로 그룹 지주회사격인 ㈜한화와의 직간적인 지분 거래를 통해 오너 3세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S&C가 오너3세 100% 지배회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지배구조 재편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내부 거래를 통한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인수합병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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