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맞교환' 오리온, 실적 부진 타개책 될까 국내 매출 줄고, 베트남 성장 정체...담철곤 회장 의중 반영 관측
이효범 기자공개 2015-08-31 08:2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8일 1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이 국내 본사 사장과 베트남 법인장을 맞바꾸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 맞교환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국내와 베트남법인의 부진을 타개하는 해결책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28일 오리온에 따르면 한국 본사 사장을 맡고 있는 강원기 사장과 베트남 법인(Orion Food VINA Co., Ltd.)의 이경재 사장의 자리가 맞교환한다. 내달 1일부터 각자 발령된 곳으로 공식적으로 출근하게 된다.
오리온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국내 영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베트남법인의 브랜드 마케팅 강화가 절실했다"며 "이 사장과 강 사장이 보유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안배해, 보직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
이번 인사는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다. 창사 이래 사장 맞교환 인사는 없었다는 게 오리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인사에는 담철곤 회장과 허인철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는 다소 급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이사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나 이사회 등을 개최하지 않고 인사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강 사장과 이 사장의 직책이 그대로 유지도면서, 업무만 바뀌게 될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오리온의 국내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 이번 인사를 단행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2년 매출액 8207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최고점을 찍은 이후 매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7517억 원으로 2012년에 비해 8% 줄었다. 지난 2010년 1664억 원에 달했던 순이익은 2011년 460억 원으로 크게 줄더니 2012년 100억 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순이익도 52억 원에 그쳤다.
강원기 사장이 오리온 대표이사에 선임된 지난 2010년 이후 오리온의 영업실적도 신통치 않았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부진이 이어지자 이번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
오리온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경재 사장은 고졸 영업사원 출신으로 국내 지사장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07년 베트남 법인장에 취임한 이후 베트남 법인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2007년 베트남 법인의 매출액은 267억 원에 그쳤고, 순손실도 31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500억 원, 84억 원을 기록했다. 이 사장이 8년 동안 베트남 내 오리온 법인을 5배 넘게 성장시켰다.
반면 베트남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강 사장은 오리온 내에서도 마케팅통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마켓팅팀 차장과 부장을 거쳐 2005~2009년 오리온 글로벌마케팅 부문장을 지냈다. 지난 2010년 오리온 대표이사에 올라 회사를 이끌어왔다. 강 사장을 베트남으로 보낸 것은 베트남법인의 매출 성장세가 주춤하자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이 현지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이 국내보다 작지만 향후 성장성은 국내보다 더 크다"며 "성장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