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9월 21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그룹 안팎에선 요즘 들어 차기 농협은행장 인사에 대한 얘기가 많아지고 있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31일 끝나는데다 농협금융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시기적인 이유와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최 회장은 2007년 농협중앙회장에 오른 뒤 지난 2011년 말 연임에 성공, 8년 간 회장직을 지냈다. 최 회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며, 단임제로 농협법이 개정됨에 따라 더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하다.
농협은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적인 배경을 고려하면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하긴 쉽지 않다. 이는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에 누가 선출되는지에 따라 차기 농협은행장의 운명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농협중앙회장이 농협금융과 계열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그 과정에서 지역 안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일은 내년 1월12일로 확정됐다. 이를 두고 농협금융 내부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온다. 농협금융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장 인사를 마무리하고 가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농협금융 고위 인사도 "차기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됐다면 서로 의견을 나눠 차기 농협은행장을 뽑겠지만 (중앙회장) 선거일을 감안하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 회장이 농협은행장 인사를 마친 후 한 달도 안돼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된다는 점이다. 다행히 신임 농협중앙회장과 농협은행장의 코드가 맞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아니라면 갈등의 소지는 열려있다. 이는 언제든지 CEO 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차기 농협은행장 인사를 농협중앙회장 선출 이후로 미루기도 어렵다. 신임 농협중앙회장과 코드는 맞겠지만 CEO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농협은행 조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이는 계좌이동제 실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겪어보지 못한 국내 변수가 줄줄이 놓여 있고 치열해진 국내 은행간 영업 전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농협은행으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농협금융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농협금융 회장을 비롯해 농협은행장 등 금융계열사 CEO의 임기를 3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협중앙회장의 임기가 4년이라는 점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는데다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금융계열사 CEO 임기가 2년으로 정해진 이유도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치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임기 2년'은 CEO가 단기성과에만 집중하도록 만든다는 문제도 있다.
물론 농협중앙회장 입장에선 농협은행장, 나아가 농협금융 계열사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로 인해 지배구조 불안 문제가 계속해 불거진다면 금융회사로서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이 올 수밖에 없다. NH금융그룹이 한단계 더 성장하려면 인사문화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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