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단기국공채펀드, 국내 최대 채권형 '우뚝' 운용 규모 1조6000억..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채권펀드 제쳐
박상희 기자공개 2015-10-08 11:33:28
이 기사는 2015년 09월 3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이 연초 이후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쓸어모으며 운용 규모 1조 6000억 원을 돌파했다. 장기간 국내 채권형펀드 강자로 군림해왔던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증권투자신탁K-1(채권)'을 제치고 국내 채권형펀드 운용 규모 1위로 올라섰다.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갈 곳을 잃은 은행권 고객의 단기 자금 투자 니즈를 잘 파고 들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단기성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보다 투자 기간은 길게 가져가면서 은행 정기 예·적금 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는 컨셉트를 내세웠다.
◇ 시중 유동자금 '블랙홀' ..연초 이후 리테일에서만 1조 원 유입
3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한화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의 최근 운용규모는 1조 6000억 원을 웃돌고 있다. 국내 채권형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채권형 ETF를 제외하고 다음으로 덩치가 큰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증권투자신탁K-1(채권)'의 경우 1조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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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로만 한화단기국공채펀드로 9054억 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채권형펀드 가운데 최대규모다. 기관투자가 자금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리테일(개인 영업)에서 유입된 자금이다. 한화단기국공채펀드의 이같은 흥행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채권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국공채펀드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K-1에서 투자하는 채권의 잔존만기가 3.22년인데 반해 한화단기국공채펀드의 채권 잔존만기는 0.61년에 불과하다. 채권수정듀레이션 역시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K-1은 3년이지만,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6개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단기 국공채펀드는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 금리 변동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동시에 MMF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이점을 내세워 1년 이하 투자를 원하는 수요층을 사로잡았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길 꺼려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성 자금을 굴리는 차원에서 단기국공채펀드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한화자산운용, 판매처 다변화 성공..최근 증권사 판매잔고 증가 추세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키움자산운용의 '키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1[채권]'과 더불어 단기국공채펀드 흥행을 이끄는 쌍두마차였다. 두 펀드 모두 운용 규모 1조 원 돌파를 눈 앞에 둔 듯 했다.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1조 원 돌파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 반면, 키움단기국공채는 1조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6000억 원대로 줄어들었다.
판도는 판매사가 갈랐다. 당초 국민은행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으로 판매처를 다양화했다. 반면 키움단기국공채펀드는 판매잔고의 90%를 우리은행에서 차지한다. 특정 판매사에 대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판매사 별로 판매잔고 비중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 대표펀드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42%로 가장 높고,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32%, 16%로 뒤를 잇고 있다.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당초부터 보수적인 은행권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최근엔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와 보험사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증권사는 당초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2곳뿐이었는데 최근 삼성생명, 대우증권 등 대형 판매사뿐만 아니라 대신증권, SK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도 꾸준히 판매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채권형펀드는 전통적으로 증권사보다 은행권에서 주로 팔리는 상품"이라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을 판매해야 할 증권사까지 채권형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액티브 주식형펀드의 위기라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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