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경제, KP '반사이익' 발행규모·가산금리 중국물에 밀려...중국 리스크 올라가자 투심 개선
이길용 기자공개 2015-10-05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1일 16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Korean Paper)은 중국 기업의 외화표시채권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 중국물은 KP와 비슷한 신용등급을 보유했지만 압도적인 발행 규모와 스프레드로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모았다. 중국물과 대비했을 때 투자 매력이 떨어졌던 KP는 연초 중국물과 프라이싱 시점이 겹치지 않는 전략으로 발행에 나섰다.그러나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투심이 변했다. 중국 증시 폭락과 성장률 전망 하향 등 부정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중국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었다. KP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S&P의 등급 상향, 안정적인 경제 펀더멘털 등이 부각되면서 조달 환경이 개선돼 인기를 끌고 있다
◇KP, 연초 중국물 눈치보며 발행..가산금리 등 투자매력 떨어져
연초 KP 발행사와 외국계 부채자본시장(DCM) 뱅커들에게 고민거리는 중국 기업의 외화채권이었다. 중국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왑(SWAP)·환율 외에 중국물 프라이싱 시점까지 고려해 발행 타이밍을 잡아야했다.
중국과 한국의 신용등급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무디스는 등급이 Aa3로 같았으며 S&P는 중국이 AA-로 A+인 한국보다 한 노치 높았다. 피치는 S&P와 반대로 한국을 AA-, 중국을 A+로 평정했다.
크레딧은 비슷했지만 발행 규모는 중국물이 두 배가량 많았다. 연초 KP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자 투자 수요를 모으기 어려워진 KP는 대부분 3억~5억 달러 수준으로 발행 규모를 정했다. 중국물은 모집 금액 대비 5배 이상의 수요가 몰리면서 대부분 발행 규모가 10억 달러에 달했다.
금리도 중국 외화채권이 훨씬 매력적인 수준이었다. 크레딧은 유사했지만 리스크를 감안해 중국 외화채권은 200~300bp 이상의 가산금리를 제공했다. 이보다 안정적인 크레딧을 보유한 KP는 가산금리가 150bp를 넘지 않았다.
중국 외화채권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자 연초 중국 외화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특히 중국 최대 배드뱅크인 중국화융자산관리공사(China Huarong)는 32억 달러를 발행해 155억 달러의 수요를 모았다. 중국물이 아시아 크레딧물 수요를 끌어모으자 KP는 중국물과 발행 시점이 겹치지 않도록 전략을 짰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는 프라이싱 시점을 결정했더라도 중국물이 투자자 모집에 나서면 프라이싱 타이밍을 재조정하는 일도 있었다"며 "신흥국 채권에서 중국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중국물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흔들리는 중국경제..KP 안정성 부각되며 인기
하지만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 7월부터 중국 증시가 폭락했고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외화채 발행에 적극적이던 국유기업들에 대한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물에 대한 투심은 악화됐다.
반면 KP의 매력은 부각됐다. 지난 9월 S&P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흔들리던 중국 경제와는 달리 안정적인 경제 펀더멘탈을 유지하면서 KP는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았다. 이로 인해 KP와 중국물 간의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지난달 9일 중국수출입은행은 5년물과 10년물 각각 5억 달러씩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중국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과 등급이 같은 기관이다. 주문은 발행 규모의 두 배를 모았지만 중국물에 대한 우려로 뉴이슈프리미엄을 10년물 기준으로 14bp나 추가로 지불했다.
같은 날 한국산업은행은 10년 만기 7억 5000만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당초 5억 달러 정도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21억 달러 이상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늘렸다. 뉴이슈프리미엄(NIP)은 -3bp를 기록해 KP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KP이 중국물과 프라이싱 시점이 같을 경우 이를 피하던 연초 모습과는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업은행에 이어 한국석유공사도 뉴이슈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고 KP 발행에 성공했다"며 "신흥국에 대한 우려가 고조될 수록 KP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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