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02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이 경기도 용인 동천2지구 개발사업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권을 넘겼으나 일부 부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처리를 놓고 시행사와 이견을 보이면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지난 2011년 용인 동천2지구 개발사업의 사업권을 DSD삼호에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부지의 PF 지급보증 책임을 놓고 서로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내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법정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0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산업은 자금난으로 대대적으로 PF 사업을 정리했다. 당시 지급보증 규모가 컸던 동천2지구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동천2지구 개발 공동사업자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채권회수에 나섰고, 금호산업은 사업 부지 가운데 2만 9675㎡(6300평)를 경매로 내놓았다. 부지에 설정된 700억 원의 후순위 채권은 부실채권(NPL)으로 바뀌었다.

NPL은 동천2지구가 속한 동천도시개발지구에서 다른 주택사업을 추진하던 DSD삼호에 넘어갔다. DSD삼호는 이어 선순위 채권을 매입해 사업권 일체를 양수했다. 동시에 금호산업의 PF 지급보증 의무를 면책해줬다.

금호산업은 사업 전면에서 빠지는 대신 매끄러운 사업 추진을 위해 미매입 환지처분과 인허가 문제 등의 일부 업무를 수행했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양측은 최근 사업부지 잔여 토지 처리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당초 원시행사는 동천2지구 개발을 위해 7만 6000㎡(2만 3000평)의 땅을 사들였다. DSD삼호에 일부 부지 채권이 넘어가면서 개발 규모가 축소됐다. 결국 남은 5만 6000㎡(1만 7000평)의 PF 채권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금호산업은 해당 토지에 1300억 원 PF 지급보증을 섰다.

금호산업은 사업권 양수도 계약에 따라 잔여 토지에 대한 PF 채권도 양수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DSD삼호는 매입 의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이유는 ‘채권 매입 범위 내에서 PF보증 책임을 면제해준다'는 사업권 양수도 합의문을 달리 해석하면서 벌어졌다. 금호산업은 범위를 사업권 영향이 미치는 동천도시개발사업 전체 사업 부지로 해석했고, DSD삼호는 인수 대상 부지로 제한했다. 정확한 채권 책임 범위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언급하길 꺼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사업권을 인수했다면 전체 부지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맞다"며 "책임 범위는 사업 초기 계획안을 기준으로 삼는 게 합리적인만큼 잔여토지를 DSD삼호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부지에 대한 PF 채권을 30~35% 선에서 매각하는 방안도 타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소송을 통해 시비를 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DSD삼호 관계자는 "인수 의무가 없는 PF 채권을 매입해달라는 요구는 이치에 맞지 않다"며 "PF 지급보증 면책은 매입한 채권으로 한정하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PF 채권이 땅값 대비 적정 수준이라면 생각을 달리 할 수도 있지만 이전 사업주체들이 고가에 사들여 현실적으로 매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