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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롯데쇼핑 '장부열람' 다음 수순은 '횡령·배임' 검찰 고발 관측, 효성家 경영권 분쟁 '데자뷰'

길진홍 기자공개 2015-10-30 08:13: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9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법정공방이 본격화됐다. 롯데쇼핑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주주자격'을 들고 나왔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은 ‘주주이익' 침해가 우려된다며 맞섰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 예정된 2차 심리에서 법원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가처분 신청 인용을 자신하고 있다. 회계열람과 등사는 상법상 보장된 주주 권리로 법원이 이를 기각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도 신동주 전 부회장의 승소를 점치는 분위기다. 다만 채무자인 롯데쇼핑이 주장한 신 전 부회장의 '사익 편취' 의도가 재판부에 받아들여질지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회계장부 열람이 당장 신 전부회장의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신 전부회장이 중국사업을 겨냥하고 있다는 데서 가처분 인용은 롯데그룹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신 전부회장의 법률대리를 맡은 양헌이 열람을 요청한 회계장부 대부분이 롯데쇼핑의 중국사업에 관한 것이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 양헌은 롯데쇼핑의 베이징 인타이백화점과 칭따오 롯데마트, 중국 럭키파이 등 중국사업 손실을 지적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해당 회계장부를 면밀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중국사업을 문제 삼고 나선 점은 롯데그룹에게 상당히 뼈아픈 대목이다. 게다가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신동빈 회장은 향후 예정된 2건의 소송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계장부 열람 등 일련의 소송은 대표이사 해임과 횡령 및 배임 고발을 위한 물밑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양헌은 그 동안 롯데그룹 중국사업에 관해 많은 자료를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부 제보자 정보를 토대로 각종 회계 정보와 사업 내역 등을 축적했다.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은 사실상 이를 확인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횡령과 배임 혐의가 포착될 경우 검찰 고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련의 수순은 양헌과 김앤장이 각각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효성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과 닮았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작년 10월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으로 형 조현준 사장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13년 퇴사 후 가처분신청 등 20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핵심 계열사 자료를 확보하고, 검찰 고발이라는 강수를 뒀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는 양헌이 맡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연상시키는 대기업 오너일가 분쟁에서 회계장부 열람은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역시 이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 판결을 지켜봐야 하지만 회계장부 열람이 받아들여지고, 형사소송으로 번질 경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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